경제

PIIE "트럼프 무역 정책, 美 경제 침체로 몰아넣는다"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9. 20. 08:56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최대 피해 업종은 제조업 "中이 美 비행기 구입 멈추면 일자리 18만개 사라져" 소비재 부족 현상도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무역 정책이 미국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을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민간 영역에서 48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아이폰과 같은 소비재 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가 19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무역 정책에 대해 일부 기업가들은 성장률을 높이고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위험한 '돌팔이 처방(quackery)'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PIIE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한다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무역 정책에 대해서도 회의적은 반응을 보였지만 트럼프의 경우는 이보다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트럼프의 주장대로 중국과 멕시코 수입 물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무역 전쟁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미국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했다.

 

애덤 포센 PIIE 소장은 "클린턴의 무역 정책이 위험하다면 트럼프의 무역 정책은 끔찍할 정도로 파괴적"이라며 "무역 전쟁을 벌이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특별한 이해관계들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경제에 접근한다면 미국의 경제적 안위와 국가 안보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주 트럼프는 한 연설에서 미국 경제성장률을 4% 가까이 끌어올리고 25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PIIE는 그러나 트럼프의 무역 정책을 시행한다면 소비와 투자, 정부 지출이 모두 줄어 2년 안에 미국 경제가 침체로 귀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고용에 있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분야는 제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역별로는 비행기 제조업체 보잉의 근거지인 워싱턴이나 중국과 무역 통로로 기능하는 로스앤젤레스가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으로 꼽혔다. 산술적 계산으로 중국이 미국 비행기 구입을 멈출 경우 17만9000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고 PIIE는 전했다.

 

스마트폰과 같은 소비재가 부족해지고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도 나타날 것이라고 PIIE는 예측했다. 예를 들어 애플 아이폰의 경우 중국에서 조립되는데 중국이 조립량을 줄이거나 아예 조립을 중단하면 중국의 피해는 그리 크지 않지만 미국은 제품 공급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 등의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에 중국으로선 경제 보복의 '비밀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많은 미국인들이 은퇴 후 노후대비로 애플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중국의 경제 보복이 미국인들의 은퇴 후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PIIE는 덧붙였다.

 

김영선 기자 ys8584@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