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예상을 뛰어넘은 소비자물가 상승이 모든 것을 꼬이게 만든 하루였다.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기업재고가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9월 금리 인상은 물 건너 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소비자물가가 전망치를 웃돌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8.1포인트(0.38%) 하락한 2139.16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88.68포인트(0.49%) 내린 1만8123.80으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5.12포인트(0.1%) 떨어진 5244.57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주간 기준으로는 각각 0.5%와 0.2%, 2.3%씩 상승했다. 특히 애플 주가는 이번 주에만 11% 넘게 올랐다.
분더리히 증권의 아트 호건 수석 전략분석가는 “여름 잠에서 빠져나와 개학과 함께 다시 변동성이 높아졌다”며 증시가 3가지 딜레마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알 수가 없다”며 “금리 인상을 원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경기 지표들이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클린턴과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고 원자재 가격 하락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0.2% 상승하며 전문가 예상치 0.1% 상승은 물론 전월 0%를 웃돌았다. 특히 가격 변동성이 큰 식료품 등을 제외한 근원 물가지수는 0.3% 상승하며 6개월 많이 최대 상승 폭을 나타냈다. 연간 기준으로는 2.3% 올라 7월 2.2%를 웃돌았다.
찰스 스왑의 리즈 앤 손더스 수석 전략분석가는 “물가 지표가 약간 뜨거워지고 있고 FRB가 금리를 올릴 수 있고 반드시 올릴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고 평가했다.
반면 채리티 파이낸셜의 랜스 로버트 전략분석가는 “물가 상승에 고무되는 것은 다소 조심해야 한다”며 “경제가 상당히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다른 지표들이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비자지출 감소와 자영업자 경기 둔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 업종 부진과 국제 유가 하락도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미국 법무부가 도이체방크에 대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부실 채권을 안전한 것처럼 속여서 판 혐의로 140억달러(약 15조8000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면서 은행주들이 크게 밀렸다.
인스티넷의 래리 바이스 증권 거래부문 대표는 “한 은행이 영향을 받으면 금융 업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독일 증시에서 도이체 방크는 8.5% 급락했고 은행 업종 지수도 2.1% 떨어졌다.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88달러(2%) 급락한 43.03달러를 기록했다. 한 때 43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약 1개월 최저치까지 주저앉았다.
킹스뷰 에셋 매니지먼트의 폴 놀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주에는 유가에 따라 주가가 움직였다”며 “유가가 상승하면 증시도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뉴욕=서명훈 특파원 mhsu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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