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에도 기업들이 배당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증시 외에는 마땅한 투자 대안이 없다”
월가 전문가들은 엇갈린 경기지표와 국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가 반등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일부 기업들은 번 돈 보다 더 많이 배당을 하고 있기 때문에 종목을 잘 선택한다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특히 유럽과 일본, 중국 모두 경기 둔화 우려로 고심하고 있어 미국이 가장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되고 있는 점도 증시를 끌어 올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0.85포인트(0.4%) 오른 2181.7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3.76포인트(0.02%) 상승한 1만8533.05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2.34포인트(0.24%) 오른 5225.48로 거래를 마쳤다.
빌레르&코의 라마르 빌레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투자자들이 수익을 쫓고 있고 어디서든 발견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고 일부는 순익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을 이어가면서 고수익 자산에 대한 갈증이 커진 상황이고 이 때문에 주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높지는 않지만 꾸준한 상승을 보이면서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로 숨고 있다. 대표적인 경기 방어 업종인 통신과 유틸리티 업종은 올 들어 각각 19.4%와 16.7% 상승했다. S&P500 지수는 지난달 8일 이후 변동 폭이 1% 이내에 그치고 있다.
US뱅크의 제프 크라베츠 전략분석가는 “전세계 투자자들에게 별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은 수익을 원하고 미국이 가장 좋은 옵션”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가 큰 폭은 아니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V 파이낸셜의 카트리나 램 투자 전략 담당 수석은 “경제가 지금과 같은 모습을 보인다면 몇 주마다 새로운 최고치를 갈아치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경기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전체적인 미국의 경기 흐름은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날 발표된 2분기 노동 생산성은 0.5% 감소하며 약 37년 만에 3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반면 6월 도매재고는 0.3% 증가하며 2분기 경제성장률이 소폭 상향 조정될 가능성을 열어놨다.
제니 몽고메리 스콧의 마크 루치니 수석 전략분석가는 “브렉시트 이후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며 “최소 저항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지선이 높아지면 급락할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들고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확률이 높아진다.
LPL 파이낸셜의 존 캐널리 수석 전략분석가는 “바닥을 다지면서 위로 향하고 있다”며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나 글로벌 경기 침체 확률은 낮다. 중앙은행이 협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서명훈 특파원 mhsu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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