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홍콩 부동산 주식, '亞 금융위기' 직전 수준의 '열기'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8. 9. 11:53

정혜민 기자 = 홍콩 부동산주식 시장이 아시아 금융위기 직전의 부동산 거품기 이후 가장 뜨겁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 공급이 급증하고 있어 랠리가 지속될 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항셍 부동산 지수는 올해 1월 저점 이후 37% 급등했다. 전체 증시를 대표하는 항셍지수를 웃돈 정도가 19년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이는 아시아 금융위기가 홍콩 부동산 시장을 붕괴시키기 직전인 1997년 10월 수준이다.

 

주식 투자자들은 지난해 9월 이후 13% 하락했던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벗어날 조짐을 보이자 부동산 주식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브렉시트 등의 여파로 미국 금리인상 전망이 한보 후퇴한 것이 대출 금리에 대한 우려를 덜어 랠리를 가속화 시켰다. 홍콩달러는 미국달러에 고정(페그)돼 있기 때문에 홍콩 내 대출 금리는 미국의 금리와 연동돼 있다.

 

부동산 주식 가격이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올랐다고 걱정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아시아 금융위기 수준의 폭락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장의 시각이다.

 

그러나 보콤인터네셔널의 알프레드 라우 애널리스트는 "주가의 랠리는 끝났다"며 "사람들은 좋은 것만 보고 달려들었다. 공급측면의 위험은 간과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홍콩에서 건설 중이거나 완공된 부동산 프로젝트 가운데 총 7만1000여호가 아직 팔리지 않았다. 미분양 주택이 12년 만에 최대로 늘어난 것이다.

 

홍콩의 경제 사정도 그리 밝진 않다. 홍콩의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예상과 달리 오히려 줄었다. 지난 6월 소매판매는 8.9% 감소해 16개월 연속 수축 추세에 있다.

 

다만 당분간은 홍콩 부동산 주식이 어느정도의 랠리를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주식들의 밸류에이션이 20년 전 수준을 밑돌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항셍 부동산 지수는 순 자산의 0.8배에 불과하다. 1997년 당시에는 밸류에이션이 순 자산의 두 배를 나타냈다.

 

heming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