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안한 랠리 vs 새로운 강세장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8. 16. 09:53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운 것에 대한 월가의 반응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지표와 기업 실적 모두 사상 최고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지만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반면 또 다른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투자자들 역시 과거 닷컴 버블 때와는 달리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어 증시가 건강하다고 평가한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포인트(0.28%) 오른 2190.15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역시 59.58포인트(0.32%) 상승한 1만8636.05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 역시 29.12포인트(0.56%) 오른 5262.02로 거래를 마쳤다.

 

보야 파이낸셜의 카린 카바노프 선임 전략분석가는 “이번 실적 시즌 동안 예상보다 실적이 좋았고 국채 수익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다른 투자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증시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대 지수가 17년 만에 두 번째 사상 최고치를 같은 날 갈아 치웠지만 투자자나 월가 모두 과거와 같이 환호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키 프라이빗 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수석 전략분석가는 “경기지표 등 제반 여건은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정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날 8월 주택시장 지수는 60을 기록, 전문가 예상치 59는 물론 전월 수정치 58을 웃돌았다. 반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준)이 발표한 8월 관할지역 제조업지수(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마이너스(-)4.2로 집계됐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연방기금 선물 거래에 반영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43%로 지난 12일 45%에 비해 2%포인트 하락했다.

 

대니얼 스튜어트&컴퍼니의 알라스테어 윈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의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증시가 상승하는 것은 “건강하지도 좋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 실적이 최악의 상황은 끝났지만 경제 성장률은 주가 상승을 지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증시는 일정 범위 내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론조사 결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맥케인 수석 전략분석가는 “일반적으로 시장은 집권 여당이 백악관의 다음 주인이 되는 것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증시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레이몬드 제임스 파이낸셜의 제프리 사우트 수석 전략분석가는 “중앙은행이 주도하던 시기가 끝나고 기업 실적이 강세장을 이끌고 있다”며 기업 실적은 올해 반드시 개선될 것이고 앞으로 몇 년간 지속적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펜하이머의 존 스톨츠퍼스 수석 전략분석가는 과거 닷컴 버블 때와는 달리 증시 상승에 대한 과도한 낙관론이 없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장기 강세장을 연출하는 자만심이 현재 시장에서는 부족하다”며 “자만심은 과도한 강세장을 이끌고 결국 대학살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증시는 건강한 수준이며 S&P500 목표치를 2300으로 제시했다.

 

뉴욕=서명훈 특파원 mhsuh@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