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 신기림 기자 | 2015.12.19 09:00
8일 (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짙은 스모그 사이로 한 시민이 보호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원을 산책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샌프란시스코 로이터=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이 연초부터 예고했던 금리 인상을 마침내 단행하면서 이제 관심은 또 다시 중국 경제로 쏠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번주 금리를 인상했고 시장의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가 제거됐다. 이제 각국 정책결정자들과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은 연준의 다음 조치와 더불어 세계 2대 경제국 중국에 쏠린다.
중국은 세계 교역의 10%를 넘게 차지하는 미국에 이은 경제대국이다. 최근 중국의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전세계 금융시장도 휘청거렸고 연준까지 이례적으로 통화정책 회의 의사록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중국은 최근 복수의 통화바스켓 대비 위안화 가치를 나타내는 위안화인덱스라는 새로운 환율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위안화인덱스 도입으로 위안화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위안 약세는 결국 전세계에 디플레이션을 퍼뜨려 금리 인상의 연기 혹은 역전을 야기할지도 모른다.
세계 중앙은행들은 중국의 성장 둔화가 자국 경제에 미치는 여파를 앞다퉈 분석한다. 하지만 중앙은행이라고 해서 중국에 대해 일반 투자자들보다 더 정통한 것도 아니다. 호주중앙은행(RBA)과 일본은행(BOJ)은 베이징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하지만 호주와 일본의 중앙은행들 역시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그리고 일반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가 내놓는 '미심쩍은' 통계자료를 볼 뿐이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연은) 총재는 로이터에 "최고의 정보를 얻으려고 한다. 모두와 대화를 한다. 하지만 우리가 다른 이들보다 더 나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몇년 동안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통계의 신뢰도를 의심하며 중국 경제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시멘트, 철강, 전기생산 등 지표들을 살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제조업 수출에서 내수 서비스업으로 중심점을 옮기는 상황에서 이러한 지표들의 효용성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불라드 총재는 "중국 정부가 좋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소통 부재에 따른 정책적 불협화음
연준 전현직 관계자들과 이코노미스트들에 따르면, 중국과의 정책 소통 채널이 부족한 문제가 있다. 중국이 포함되지 않는 선진국 중심의 주요7개국(G7)에서는 소통 채널이 잘 마련돼 있어 정책 공조가 가능하지만 중국이 포함된 G20 차원에서는 이러한 공조 채널이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역시 연준, ECB, 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과 교류할 수 있는 국제적 경제관련 회의에 정책관계자들을 보내는 일이 거의 없다. 전현직 연준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과 공식적으로 상호접촉하지만 긴급한 사항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공식 핫라인은 없다.
도이체방크의 마이클 스펜서 아시아부문 이코노미스트는 "각국 중앙은행과 국제기구들은 한결같이 '중국이 어울리기를 꺼린다'고 밝힌다"고 전했다.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연준은 다른 일반 이코노미스트들과 마찬가지로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중국 지표에 의존한다. 미국의 주요 뱅커들도 중국 경제의 변화가 미국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끼치는지를 일반 이코노미스트들에 비해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인정한다.
◇ 인력 확충과 교류 확대 노력
물론 연준과 ECB 모두 중국 경제 전문의 애널리스트 인력을 늘리며 중국 경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준의 경우 한 달에 최소 한 개의 중국관련 공식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비공개 정책 브리핑과 내부 모델링까지 합하면 중국 경제관련 연구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전만 해도 연준이 내는 중국 관련 보고서는 1년에 3~4개에 불과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마크 스피겔 경제연구 부국장은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일본 중심으로 연구했지만 현재 대부분 연구시간을 중국에 쏟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관계자들과의 교류 확대 노력도 진행형이다. 연준 관계자들은 인민은행뿐 아니라 정부 관계자들과도 정기적으로 접촉한다. 일례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페루 리마에서 열렸던 세계은행·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에서 인민은행 부총재와 30분 동안 공식적 회의를 가졌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정기적으로 아시아를 방문하는 데 중국 관리들과 회의를 통해 중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윌리엄스 연은 총재는 지난달 중국이 수출 주도형 경제에서 탈피하는 "전환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중국 정부가 순조로운 이행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베이징 사무소에 10명의 애널리스트 인력을 두고 자산 관리부터 자본 흐름에 이르기까지 중국 경제를 파헤치고 있다. 일본은행 역시 베이징 사무소가 있다. 크리스토퍼 켄트 RBA 부총재는 지난달 "베이징 애널리스트들 덕분에 (중국 경제) 현장에 대한 느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켄트 부총재는 "베이징 애널리스트들이 중국의 다양한 정부 부처와 대화하고 중국 전역에 출장을 간다"고 전했다.
◇ 지표 신뢰도 부족…中경제 여전히 안갯속
중국 정부가 최근 경제 통계치를 개선하는 노력을 벌였지만 중국 경제는 여러 면에서 아직 안갯속이다. 한 가지 문제는 통계지표 개선의 구조적 개혁 속도가 너무 더디다는 점이다. 지표가 미래 동향을 전망하는 데 유용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중국 당국도 자국의 경제지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2007년 자국의 통계가 "인위적"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유럽 각국의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들은 중국의 경제지표와 실물경제 사이 격차와 통계 지표에 대한 느슨한 개혁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일례로 수입가격 지수 혹은 국민생산의 포괄적 수요 관련 정보가 부족하다.
연준은 미 경제에 대한 중국의 직접적 영향 이외에도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의 수요 둔화가 호주, 캐나다, 칠레 등 국가 경제에 미치는 여파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롭 카플란 신임 댈러스 연은 총재는 지난 9월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은행 산하 리서치팀에 중국 관련 연구를 더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댈러스 연은 리서치팀은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질 때마다 미국 성장률이 0.2%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카플란 총재는 취임 이후 첫 연설에서 "중국은 세계 성장에 기여하는 규모가 여전히 가장 크다"며 "경제성장의 둔화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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