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채권시장이 뉴욕증시의 트럼프 랠리에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채권 가격이 상승(수익률 하락)하면서 위험 자산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우지수는 지난 24일 사상 최고를 경신했다. 동시에 10년물 미국 국채수익률(가격과 반대)은 2.317%로 지난해 11월말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10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12월 중순 2.6%를 기록해 2014년 9월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이후 꾸준히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 이후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정부양이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것이라는데 베팅했다. 이에 국채수익률과 주식은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이제 주식과 국채수익률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했고 새로운 논쟁을 낳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일부 큰손들은 13조8000억달러 규모의 미 국채 시장으로 복귀하고 있다. 트럼프 정책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이미 수명을 다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자산운용사 페이덴앤라이젤의 제임스 사르니 수석 운용파트너는 "채권시장이 주식시장에 비해 좀 더 현실적으로 재정정책을 바라보고 있다"며 "채권시장이 제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줄리엔 스콜니크 웨스턴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어떤 시점에 가면 주식과 채권 시장이 합의점에 도달해야 한다"며 트럼프 재정정책에 따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75%를 넘어서거나, 반대로 2%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28일 첫 의회 연설에서 구체적 정책힌트를 찾는데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WSJ는 '리플레이션 트레이드 신중론'의 또 다른 신호로 달러의 후퇴를 주목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4일 뉴욕 거래 종가 시점에 101.12를 기록했다. 지난달 3일 기록했던 14년 만에 최고점 103.82에서 후퇴했다.
유럽에서 정치 불안이 고조되고 당장 다음달 미국에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낮으며 다른 주요국에서 국채 수익률의 매력도가 여전히 떨어져 미 국채의 수요를 부추겼다고 머니매니저들은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년물 독일 국채 수익률은 지난 24일 마이너스(-) 0.959%로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독일과 일본의 10년물 수익률은 각각 0.188%, 0.06%에 머물렀다.
또, 미 국채에 대한 숏베팅(매도세)도 후퇴하면서 일부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으로 복귀했다. TD 증권에 따르면 미 국채 선물시장에서 순매도 포지션은 지난 21일로 끝난 일주일동안 730억달러를 기록해 지난달 최고였던 1007억달러에서 크게 물러났다.
잭 맥인타이 브랜디와인글로벌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많은 이들이 동시에 국채 숏커버링에 나서면 "채권 비관론자들이 스퀴즈(가격상승에 못 이긴 매수세 전환)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럴 경우 미 국채 수익률의 하락세가 심화될 수 있다고 그는 예상했다.
심지어 주식시장에서도 트럼프 랠리에 대한 비관론 신호가 보인다. S&P500에서 이른바 채권같은 주식으로 불리는 유틸리티 업종은 지난주 3.7% 올랐다. 반면 금융과 산업주는 0.69% 오른 S&P500보다 뒤처진 수익률을 나타냈다.
켄 타우베스 파이니어인베스트먼트 미국 수석투자책임자는 "채권 시장은 더 강력한 성장과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실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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