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업실적 양호한데도 美 증시 무기력.."네 가지 이유"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10. 28. 16:29

이정호 기자 = 최근 미국 기업들이 연이어 양호한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침체돼 있는 모습이다. 4분기 실적, 유가, 대선, 정책금리 인상 등 아직 시장에는 투자자들이 경계해야 할 요인들이 산적해 있다.

 

현재 시장은 미 기업들의 지난 분기 실적이 2.6%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 중이다. 이는 지난 2014년 4분기 이후 가장 양호한 수준이다. 이에 일각에선 한동안 미국을 짓누르던 '어닝 리세션'이 사실상 끝났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우려감을 피력하고 있다. 일례로 이달 들어 S&P500지수는 1.4% 하락을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이 가장 큰 것이다. 그나마 괜찮은 주가흐름을 보인 부문은 금융 섹터에 불과한 상황이다.

 

◇ 4Q 실적 + 글로벌 성장 전망 우려감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번 분기 실적과 글로벌 성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이 잇따르고 있지만 시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밥 피사니 CNBC 증시 전문기자는 "캐터필라, 잉가솔랜드, 파커하니핀과 같은 산업주들은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들은 글로벌 성장 둔화를 이유로 이번 분기 실적 전망을 낮추어 제시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과도한 우려감은 경계했다. 그는 "기업들과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평소보다 이번 분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특히 금융주들이 앞으로 더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진단했다.

 

◇ 국제유가

 

지난당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알제리 합의 덕분에 현재 기업들은 내년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달 초 유가가 ‘반짝’ 상승을 기록한 이후 현재 다시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1.1% 상승하며 나흘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가격은 49.72달러로 50달러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에너지 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SPDR 원유 & 가스 ETF’는 이달에만 4% 하락했다.

 

◇ 美 대선

 

다음달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시장의 여러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장은 대권은 민주당이, 상원은 공화당이 차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여기고 있다. 정부와 의회가 서로를 견제해야 시장을 보다 건강하게 만든다는 논리이다.

 

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 후보는 제약사, 에너지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만약 민주당이 대권과 의회를 동시에 차지할 경우 법률로 현실화할 수 있다.

 

제약사를 추종하는 ETF인 ‘파워셰어스 다이나믹 파마슈티컬스 ETF’는 이달에만 6% 가까이 하락했다. 제약사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나타난 현상이다.

 

◇ 美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시장 우려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시장 변동성을 촉발한 주요 원인으로 연준을 꼽는다. 대선보다 연준이 시장에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5월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뛰어 올랐다. 금리에 민감한 증시 부동산업종지수는 이날 2.5% 급락했다.

 

j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