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앙은행 못 믿어"..안전자산 랠리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4. 6. 10:44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세계 경제 성장세 우려 다시 증폭…獨 국채, 엔화 등 강세]

 

세계 경제 성장세를 둘러싼 우려 속에 중앙은행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에 돈이 몰리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109엔대로 하락하며 1년 5개월 만에 최저(엔화 가치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 수익률 역시 0.08%까지 밀리며 1년 전에 기록한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다. 채권 수익률이 하락했다는 건 수요가 많아 가격이 그만큼 올랐다는 의미다.

 

이날 영국의 5년 만기 국채 입찰이 호황을 이룬 것도 안전자산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반영된 결과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취약한 세계 경제 성장세에 대한 우려가 중앙은행들의 경기부양력에 대한 의문을 자아내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드류 밀리건 스탠더드라이프 글로벌 투자전략 부문 책임자는 "7년이나 8년간 중앙은행이 개입했지만 이게 뭐냐"며 "기껏해여 매우 느린 글로벌 성장 환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중앙은행의 디플레이션 대응능력을 의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한 연설을 통해 세계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더디고 취약하다고 밝혔다. IMF는 이런 판단을 근거로 다음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연차총회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 예상치를 하향조정할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최근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금리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탕기 르 사우 파이오니어인베스트먼트 유럽 채권 부문 책임자는 옐런 의장이 최근 연설에서 '글로벌', '해외'(foreign), '달러'라는 단어를 22번이나 썼다며 시장에서는 이를 세계 경제가 취약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FT는 최근 달러 약세와 국제유가의 안정 조짐 덕분에 주요 자산시장이 연초의 낙폭을 회복했지만 엔화와 유로화의 강세 흐름은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이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하며 힘쓰고 있는 경기부양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