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역시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할 것이란 말 한마디에 뉴욕 증시는 연중 최고치로 치솟았다.
2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17.96포인트(0.88%) 상승한 2055.01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 역시 97.72포인트(0.56%) 오른 1만7633.11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79.84포인트(1.67%) 급등한 4846.62로 거래를 마쳤다. S&P500과 다우 지수는 연중 최고치다.
옐런 의장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와 국제 유가 급락 등으로 미국 경제의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옐런 의장은 이날 뉴욕 경제 클럽 초청 연설에서 “경제 전망의 리스크를 감안할 때 통화정책을 신중하게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가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월가는 옐런 의장의 발언이 비둘기적(금리 인상에 미온적)인 것으로 해석하며 일제히 환영했다. 웰스 파고 펀드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야콥센 수석 전략분석가는 “리스크를 감안할 때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 옐런 의장의 생각”이라며 “시장은 금리 인상에 신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옐런 의장의 발언으로 최근 제기된 4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옐런 의장의 발언은 4월 금리 인상 전망을 잠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비롯해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은 최근 4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바트레이드의 나임 아스람 수석 애널리스트는 "(옐런 의장의 발언은)매우 비둘기적이고 금리 인상 전망을 내년 초까지로 미뤄버렸다"며 "하지만 다른 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상을 주장하고 있어 너무 많은 의미를 두는 것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크 아론 수석 전략분석가는 “옐런이 FRB의 수장이고 그녀의 의견이 상당한 무게감이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시장 참가자들도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낮추기 시작했다. 연방기금 선물 거래로 본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전날 12%에서 7%로 하락했다.
애플을 비롯한 기술주의 선전도 눈에 띈 하루였다. 애플은 FBI가 아이폰 잠금해제 소송을 취하한데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2.4%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자사주 매입 규모를 400억~500억달러 확대하고 배당도 10~15%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2.19%)와 아마존(2.41%), 페이스북(2.15%) 등도 2% 이상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뉴욕=서명훈 특파원 mhsu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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