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韓 건너뛰고 日 찾은 폼페이오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구현"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20. 10. 6. 18:45




이현승 기자

폼페이오, 쿼드 회의 참석차 日 방문…스가 내각 첫 외빈
중국 견제에 美日 외무장관 한뜻 "열린 인도 태평양 실현"
中 5G망서 배제案 설명…日 "美 취지 찬동"

미국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6일 일본 스가 요시히데 총리와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을 염두에 두고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실현을 향해 미국과 일본이 국제사회를 이끌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폼페이오 장관은 오후에 열리는 쿼드(Quad·미국·인도·일본·호주 등 4개국 비공식 안보회의체) 회의 참석차 전날 밤 일본에 도착했다.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70분 간 점심을 먹으며 모테기 외무상과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스가 정권에서도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의 초석인 미일 동맹을 한층 강화해 나갈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며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실현을 위해 일본과 미국이 국제사회를 리드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강조한 '인도 태평양 구상'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안보 구상이다. 동맹국인 일본과 호주, 인도와 함께 비공식 안보협의체 쿼드를 구성했고, 쿼드를 공식 국제기구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국과 베트남, 뉴질랜드에도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사이버 보안 문제와 관련해 5세대(5G)망 구축에서 중국 화웨이와 ZTE를 배제하는 전략인 5G 클린 패스(Clean Path) 등을 모테기 외무상에게 설명했다. 이에 모테기 외무상은 "이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을 심화 시켜 나가고 싶다"며 "5G 클린 패스 취지에도 찬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테기 외무상은 일본인 북한 납치 문제를 언급하며 "정권의 최대 중요 과제"라고 한 뒤 "납치, 핵, 미사일 등 여러 현안 해결을 위해 향후에도 미국과 일본 간 한층 긴밀히 제휴해 나가자"고 말했고 폼페이오 장관도 이에 동의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스가 총리에 대해 "관방장관 시절 미일 관계에 크게 힘 썼다. 매우 파워풀한 인물"이라며 "미일 관계는 지역 안전보장의 주춧돌"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후 2시부터는 총리관저에서 스가 총리와 약 15분 간 회담 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 장관급 인사와 대면 회담한 스가 총리는 미국 주도의 '자유롭고 열린 인도 태평양 구상'에 대해 "이번 정권에서도 확실하게 진행하는 것이 기본방침"이라며 "비전을 공유하는 많은 나라들과 한층 제휴를 깊게 하고 구체적인 협력을 거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의 코로나 완쾌를 기원하며,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협력을 요청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내년 여름으로 연기된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에 대해 "개최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초 4~8일 한국과 몽골,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확진을 받으면서 순방 일정을 대폭 축소하면서 한국, 몽골 방문은 연기했다. 쿼드 참여국인 일본을 방문하기로 한 건 그만큼 중국 견제를 위한 인도 태평양 구상을 정권 차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