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때문에 우환이 있구먼!
연중 최고 대목인 춘제 연휴 기간임에도 썰렁한 항저우 시내 상점 거리.
[이데일리 김나경 인턴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시티·UBS 등 주요 글로벌 은행들이 2020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낮추고 있다.
은행들은 중국 내 공장 가동 중단,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경제활동 전반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 이상의 경제적 충격을 예상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세계 경제 및 글로벌 기업 수익에 중국이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즉각적이고 심각한 경제적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뱅가드·호주뉴질랜드은행(ANZ) 등 일부 은행들은 중국 정부의 경제부양책이 완충 작용을 하면서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이라며 기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유지했다.
◇“올해 5.8% 달성 어렵다”…中성장률 전망 줄줄이 하향
5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11개 주요 금융기관들 중 7곳이 신종코로나 사태로 중국이 올해 5.8% 성장률을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계 은행 노무라, 미즈호를 비롯해 미국 시티은행, 영국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 등 7개 금융기관이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5.6%로 내린 미즈호는 “신종코로나가 사스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전염성이 더 강하기 때문에 관광·물류 등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더 광범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노무라는 “신종코로나 사태로 인한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당초 예상한 6.1%보다 “매우”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주 맥쿼리, 미국 무디스 등 대다수 금융기관들도 신종코로나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사스를 넘어설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가장 큰 폭으로 낮춘 곳은 EIU다. EIU는 당초 2020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5.9%로 예상했다. 하지만 신종코로나가 사스만큼 확산될 경우 4.9~5.4%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모겐 페이지-자렛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여행·운송을 규제한 것이 악재가 될 것”이라며 관광·물류·제조 분야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방정부가 의료·보건 분야 지출을 늘리면서 다른 분야 지출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정적 영향이 올해 1분기에 집중된 뒤 2분기부턴 어느 정도 회복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미국 시티은행은 “1분기 성장률은 4.8~5.2%에 그치겠지만 2분기엔 5.8~6.3%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호주 맥쿼리금융도 중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을 5.9%에서 4%로 1.9%포인트 낮추면서도 2분기부터는 신종코로나 사태가 통제가능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반면 성장률 전망치를 5.8%로 유지한 곳들도 있다. 뱅가드·ANZ·UBS 등은 향후 중국 경기가 악화되겠지만 정부 대응이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ANZ는 “근무일 감소에 따라 산업 활동과 수출이 감소하고, 우한이 중국 내 산업 허브인 만큼 공급망에도 혼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국 정부의 부양책 및 감염 퇴치 속도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대다수 금융기관들은 중국 정부 정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의구심을 드러내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고 CNBC는 전했다.
◇연중 최대 ‘대목’ 춘제 실종…공장 문닫고 거리는 썰렁
대다수 은행들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에는 당초 1주일이었던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가 연장된 영향도 크다. 상당수 도시에서 공장 가동이 멈췄다. 중국 내부적으로는 올해 1분기 근무일수가 3.5일 줄어든 셈이다.
아울러 사람들이 감염 우려에 외출을 꺼리면서 서비스 분야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원래대로라면 중국 춘제 직후인 2월 초는 소비 심리가 정점을 찍는 소위 ‘대목’이다. 하지만 현재는 영화 개봉이 미뤄질 정도로 쪼그라든 상태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공급체인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글로벌 경기 여건이 악화되면 세계 최대 수출국이자 2위 수입국인 중국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한편 중국 현지 한 지역언론에 따르면 중국 정부조차 “1분기 성장률이 5%를 밑돌 수 있다”는 견해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나경 (dear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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