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면초가 빠진 중국..6%대 성장도 어렵다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9. 9. 23. 09:09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기자

 

 

세계경제 우등생 독일의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독일의 주력 수출시장 중국이 침체한 탓이 크다. 트럼프 무역전쟁의 타깃 중국도 당장 연 6% 성장마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제조업과 수출기반으로 번영했던 독일과 중국의 침체가 한국에 주는 반면교사는 무엇일까.

 

 

'중국 경제가 6% 이상 중고속 성장을 유지할수 있는 것은 매우 쉽지 않다.'

 

지난 16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공식발언은 경제성장률 6%를 지킨다는 '바오류(保六)'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해 시중에 9000억위안(약 151조원)을 푸는 첫날이었다. 세계 경제의 엔진이라고 불리던 중국 경제가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소비, 투자, 수출 3대 축의 지표에 모두 빨간불이 켜졌다. △무역전쟁 △홍콩 시위 △돼지열병 △국제유가 급등 △위안화 약세 5개의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중국 경제를 괴롭히고 있다.

 

각종 중국정부의 정책에도 불구 이달들어 발표된 실물지표들은 가파른 둔화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했다.

 

8월 산업생산은 전년대비 4.4% 증가해 전월(4.8%)을 큰 폭으로 밑돌았는데, 이는 2002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던 7월보다 더 부진한 것이다. 국유기업과 외자기업의 생산 증가폭은 컸지만 민영기업의 생산이 전달보다 0.8%포인트나 하락했다. 올해 중국 정부의 산업생산 증가율 목표는 5.5∼6%다.

 

고정자산투자도 둔화됐다. 정부정책으로 인프라투자가 확대됐지만 민간투자가 가파르게 줄면서 전체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8월 고정자산 투자(누적)는 전년대비 5.5% 증가해 지난 7월 (5.7%)보다 밑돌았다. 국영기업의 투자 증가율은 7월과 동일한 7.1%를 기록했지만 민간 투자가 전년대비 4.9% 증가하는데 그쳤다.

 

무역분쟁 지속은 중국경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1~8월 제조업 설비투자가 전년동기대비 14.7% 감소했다.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제조업 경기와 설비투자가 침체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중국의 소매판매도 둔화세다. 중국 정부가 감세 등 각종 소비촉구 정책을 발표하며 내수 부양에 힘쓰고 있지만, 소매판매 증가율이 반등하지 않고 있다. 특히 자동차 구매 시 세제혜택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판매가 전년대비 5.8% 감소해 7월 (-0.4%)보다 추가 둔화됐다.

 

대외거래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8월 수출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1% 감소했고, 수입은 전년대비 5.6%나 줄었다. 올들어 8월까지 수출은 전년대비 0.4% 증가했고 수입은 4.6%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기간에 수출은 12%, 수입은 21% 증가한바 있다.

 

실물경제의 부진은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래서 강력한 추가 부양책이나 무역분쟁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기대처럼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8월 중국 실물경제의 부진은 예사롭지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 제조업 경기는 세계경제활동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여왔다. 중국 제조업 경기의 부진이 지속되면 세계경제 역시 침체 압력을 받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중국의 경기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그동안 위기를 과감한 투자로 극복해 왔다. 하지만 중국 부채규모가 커 자칫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의 부채규모는 40조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300%가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내수 둔화세가 심화되면서 경제의 하강압력이 더욱 높아져 하반기 성장률이 6% 내외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분쟁에서 극적인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세계경기 침체의 위험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drago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