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 "마음만 먹으면 2초내 외환시장 개입할 수 있어"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9. 7. 28. 19:45

 

송경재 기자입력 19.07.28 17:2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의 외환시장 개입을 검토했으나 막판에 이를 철회했다. 그러나 앞으로 상황에 따라 시장에 개입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미국이 시장개입 옵션을 통해 환율조작 위험이 있는 감시 대상국으로 지정한 중국, 독일, 한국, 일본 등에 대한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전날 CNBC와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시장개입을 포함해 달러 강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옵션들을 검토했지만 막판에 이를 모두 철회했다고 밝혔다.

 

커들로 위원장은 '대통령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외국 국가들이 일시적인 단기 교역 이득을 얻기 위해 자국 통화를 낮추는 조작을 할지도 모른다는 점'이라면서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경제팀과 논의한 뒤 '어떤 외환시장 개입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앞으로도 시장 개입 옵션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뜻하지는 않는다.

 

트럼프는 커들로 위원장 인터뷰가 공개된 뒤인 26일 오후 자신은 그 어떤 방안도 제외하지 않았다고 말해 미래에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시장개입 제안에 관한 질문에 '나는 무엇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면서 '내가 원하기만 하면 2초 안에 그게(시장 개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23일 회의에서 트럼프 경제참모들은 달러 평가절하 등 몇가지 선택 가능한 방안들에 관해 논의했다. 트럼프는 그렇지만 통상정책 보좌관인 피터 나바로가 달러 가치를 10% 평가절하하자는 주장을 펴자 이를 곧바로 일축했다. 커들로 NEC 위원장,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등 경제참모들이 이같은 개입에 반대한데 따른 것이다. 경제참모 가운데 한 명은 나바로의 제안을 '미친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시장개입이 실현가능하겠느냐는 의구심과, 그 정도로 개입할 경우 지나치다는 우려를 들어 지금 당장은 개입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소식통에 따르면 백악관 참모들은 주로 시장개입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로 이를 반대했다. 당장 시장개입은 하지 않는 대신 재무부의 외국 환율조작 감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재무부는 지난 5월 발간한 환율조작보고서에서 트럼프가 은근히 압력을 넣었던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은 다시 미뤘지만 중국을 비롯해 독일, 한국, 일본을 환율조작 감시대상국으로 재지정했다. 또 일부 기준을 바꿔 이탈리아, 아일랜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베트남 등 5개국을 새로 감시대상국에 포함시켰다.

 

커들로 위원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달러 강세는 탄탄한 미 경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도 외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도 일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외국의 취약한 경제전망이 일부 통화가치를 압박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그럴 것'이라면서 '그러나 일부 경우에는 조작도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일단 이번에는 시장 개입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언제든 개입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평소 그이 지론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부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발표하자 곧바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미국에 환율전쟁 선전포고를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동시에 그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너무 순진해 이를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며 드라기와 파월 모두를 싸잡아 비난한 바 있다.

 

1934년 만들어진 미 금준비금법률에 따르면 백악관은 외환시장에 개입할 권한이 있고, 이를 위해 재무부는 현재 95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시장개입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이 시장에 개입한 적은 없었다. 미국은 2000년 이후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아왔고,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에도 시장 개입은 없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