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닌텐도도 생산라인 베트남으로..차이나엑소더스 이어진다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9. 7. 9. 18:32

일본 게임기 제작회사인 닌텐도도 관세전쟁을 피해 일부 생산 라인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HP와 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에 이어서 일본 기업들도 ‘차이나 엑소더스’를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닌텐도가 주력용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 생산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게임기를 포함해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적용하려 했지만 지난달 미·중 정상이 만나 무역 협상 재개에 합의를 하며 이 결정을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닌텐도는 미국과 중국의 통상 문제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중국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까지 닌텐도는 닌텐도 스위치 부품 대부분을 훙하이 정밀공업 등 위탁업체에 맡기고 있다. 이 업체들은 부품의 대다수를 중국에서 생산해 오고 있다.

 

현재 닌텐도 스위치의 미국 판매가격은 300달러 수준이지만 만일 미국이 25%의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판매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닌텐도 측의 계산이다. 지난해 닌텐도 스위치는 전세계에서 1700만대 팔렸는데 이 중 40%가 미국의 몫이었다. 닌텐도 측은 “미국은 가장 큰 시장”이라며 “관세가 부과되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HP와 델,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소니 등이 이미 중국 생산라인을 다른 나라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델은 이미 대만과 베트남, 필리핀에서 노트북 시험 생산을 시작했고 HP 역시 생산량의 20~30%를 이르면 이달 중 태국과 대만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구글의 경우 컴퓨터 핵심부품인 마더 보드의 생산지를 대만으로 옮겼고 레노보와 에이서, 에이스수테크 역시 이전을 검토 중이다.

 

아마존은 전자책 단말기 생산 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 스피커인 ‘코타나’의 생산기지를 인도네시아로 이관하려 준비 중이다.

 

샤프도 미국에 수출하는 노트북 생산라인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관할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사기업체 리코도 미국용 복합기 생산을 중국에서 태국으로 모두 이관하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은 이번 주 전화통화를 시작으로 무역협상을 재개할 방침이다. 하지만 미국이 여전히 중국 화웨이를 거래 제한 대상(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있고 중국은 미국이 이전에 부과한 관세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양국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글로벌 기업들의 차이나 엑소더스 현상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