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중 무역분쟁 한고비 넘겼지만.. 담판 없는 장기전 돌입[G20 무역전쟁 휴전]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9. 7. 1. 06:03

조창원 기자입력 19.06.30 17:41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월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정상회담 직전 서로 바라보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오사카에서 정상회담 일단 양국 정상이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은 크게 3가지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3000억달러에 대해 추과 관세를 부과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는 점과 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을 재개한다는 게 핵심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화웨이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해제할 것을 시사한 점이다.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촉즉발로 치닫던 무역전쟁이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산업계에도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휴전 자체가 일시 봉합에 불과할 뿐인 데다 양국 간 시각차에 변함에 없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과정에 충돌이 수차례 벌어지면서 지리한 장기전이 될 수도 있다.

 

■미·중, 정치적 계산 속 휴전

 

양국 정상이 벼랑 끝 대치에서 브레이크를 건 데는 정치적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이슈가 대선에 부담이자 짐이다. 중국 압박을 통해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면서 지지층 규합에 성공할 수 있다. 아울러 중국과 불공정 무역관행을 바로잡아 미국 경제를 살리겠다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좋은 대선 재료다. 반면 대중국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경제도 부메랑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 내 대중압박 반대 정서도 감안해 휴전에 합의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압박에 전방위적 수세에 몰렸던 시 주석도 올 10월 공산당 축하행사를 앞두고 체제 안정이 최우선 목표다. 그럼에도 막판까지 배수진을 치겠다는 강공 전략과 동시에 전격 북한 방문을 통한 북한 카드 등을 동원해 미·중 무역전쟁의 휴전을 이끌어냈다. 시 주석 입장에선 무역 전쟁으로 체제 불안정이 우려되는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 불안이라는 환경을 적절히 활용해 최악의 국면을 벗어난 셈이다.

 

■협상과정 곳곳 암초

 

이번 휴전은 장기전을 향한 여정의 일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우선 1등 국가는 하나여야 한다는 미국의 세계 패권국 의지와 1등이 바뀔 수도 있다는 중국의 중국몽 야심은 변하지 않았다.

 

미국이 무역협상의 판을 주도하고 있지만 중국이 결코 수세적 양보 위치에 머물지 않겠다는 점도 향후 협상의 난관을 예고한다. 이와 관련,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의 주권과 존엄에 관한 문제에서 중국은 반드시 자기의 핵심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담판은 반드시 평등과 상호존중을 기초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라는 국가의 존엄을 해치는 굴욕적 양보는 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선언한 것이다.

 

시 주석의 강경한 협상 태도와 중국측 협상단 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지난 5월 내놓은 중국의 3대 원칙에 입각해 보면 앞으로 쟁점 사안이 명확해진다. 우선 미국이 부과한 기존 관세를 모두 철회하는 방안을 비롯해 △중국의 미국 상품 구매 규모와 대상 △중국 측 법률개정 계획의 합의안 명기 여부 등이 꼽힌다.

 

핵심의 관건은 중국이 실제로 약속을 이행하는 것을 강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미국과 굴욕적인 조치라는 중국 간 이견차를 줄이는 방안이다.

 

이 밖에 화웨이 변수도 미·중 무역 협상 타결에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정상회담 이후 '나는 그들(화웨이)에 (미국) 부품들을 계속 파는 것을 허락하는 데 동의했다'며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대상으로 한 제재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화웨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기술기업이다. 그러나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강화되면 다른 중국 기업들로 확산될 수 있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상징적인 이유다. 그러나 화웨이 문제가 정상회담을 계기로 해소됐다고 판단하는 건 이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술기업들이 화웨이에 중요 부품을 팔 때 국가안보가 여전히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