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연준 금리인상 걱정 덜었다..시장의 시선은 무역협상으로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9. 1. 31. 13:02

뉴시스 | 입력 01.31 12:40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전쟁은 올해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던 두가지 리스크 요인이었다.

 

30일(현지시간) 연준이 금리 인상 등 긴축 정책의 중단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시선은 이날 시작된 미중 무역협상장으로 향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이날 워싱턴에서 이틀 일정의 고위급 무역협상을 시작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협상 대표로 나섰다.

 

이달 초 열린 차관급 무역 협상의 분위기가 좋았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당시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구매를 대폭 늘리겠다는 제안을 해왔고 미국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중국은 무역 갈등 속에 중단했던 미국산 대두(콩) 수입도 일부 재개하며 성의를 보였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타결을 원하고 있다는 점도 기대감을 갖게 하는 요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까지 라이트하이저 대표 등 대중 강경파의 손을 들어주는 모습이었지만 연말부터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미 증시가 폭락하자 중국과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에서 합의를 원한다는 점을 라이트하이저 대표에게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중국 측도 이번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관변학자인 웨이젠궈(魏建國) 전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이날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31일) 류 부총리를 접견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반영해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수의 외신과 전문가들은 양국이 합의에 도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을 내놓고 있다. 양측이 중국의 경제 정책 전반을 대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90일이라는 협상 기간 동안 의견차를 좁히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이끄는 미 대표단이 중국의 수입 확대보다는 구조 개선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도 합의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국은 현재 자국 기업에 대한 지식재산권 보장, 중국 진출 기업에 적용되는 합작 규정 폐지, 무역 협정 시행, 중국 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산업 구조 개혁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의 급격한 제도 개선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미국이 지금까지의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경우 협상 타결이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전문가인 청리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 뿐"이라며 "하지만 현재 국내 문제 때문에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게(중국과 협상)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협상이 시작되기 직전 미국이 영업기밀 탈취와 대(對)이란 제재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기소한 것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은 이번 협상과 화웨이 기소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9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두가지 사안을)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우리는 (협상에서) 불공정한 경제 관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미국법 위반이나 미국의 제재 문제는 별도의 경로를 거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더 많은 미국 제품 구매에 동의하고 지식재산권 침해 등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하지만 구체적인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는 수준에서 협상이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월드뱅크와 미 재무부 관료를 지낸 데이비드 달러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이번 주말이면 대화가 진전됐다는 지극히 건조한 얘기만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미중 협상단이 며칠 안에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낼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UBS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우리는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하지만 지속적인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ahk@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