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다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과열..美 1분기 발행량 작년 2배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8. 3. 30. 08:15

머니투데이 | 배소진 기자 | 2018.03.29 19:33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원인이 됐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되는 주택저당증권(MBS) 발행이 최근 미국에서 늘어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규제 완화 움직임으로 모기지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는 경고이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형태의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가증권이 13억 달러(약 1조3860억원)어치 발행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억6600만달러에 비해 두배 가량 확대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신용등급이 낮은 저소득층에게 주택 자금을 빌려주는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뜻한다. 신용등급이 높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프라임 모기지에 비해 대출금리가 높아 투자처로 관심을 받기도 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은 금융 위기 이후 시장에서 거의 퇴출됐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우량(non-QM) 대출', 비프라임(non-prime) 대출', '자격 미충족(non-qualified) 대출' 등의 이름으로 부활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서브프라임 모기지 MBS 시장까지 활황을 보이고있는 것이다.

 

뉴욕의 헤지펀드 액서닉 캐피털은 "성장할 여지가 있는 작은 공간에서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MBS) 시장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좇고 있고 채권이 발행될 때마다 과열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대출업체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MBS 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 기반을 둔 모기지업체 딥헤이븐은 20억 달러 규모의 비프라임 대출을 구입한 뒤 12억 달러 규모의 MBS 상품으로 재매각했다. 금융위기로 이후 규제 강화로 이들 모기지론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됐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며 대출 규제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FT의 지적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캠프 당시 금융규제 폐지를 공약한 바 있다. 최근 미국 상원도 2010년 제정한 금융개혁법인 도드-프랭크법 완화안을 통과시켰다.

 

FT는 "그동안 금융규제로 비우량 대출이 엄격하게 제한돼왔지만 트럼프 정부 들어 대출업체들이 규제를 피해 '상환 능력이 한정된 차입자'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허용되고 있는 듯 보인다"며 "이런 MBS는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 프레디맥의 매입 요건이나 연방주택국의 보증보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 DBRS에 따르면 일부 MBS는 서브프라임 등급을 나누는 기준인 피코 스코어 650점에서 한참 낮은 500점짜리 모기지도 기초자산으로 삼았다. 미국 개인신용평가 척도인 피코 스코어는 300~850점이며 일반적으로 650점이 넘어야 우량으로 판단한다. DBRS는 플로리다주와 조지아주, 캘리포니아주의 대출 포트폴리오 중 10%는 과거 연체 경력이 있는 대출자들로부터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배소진 기자 sojinb@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