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국보다 빠른 미국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11. 30. 08:40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뉴욕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3.70포인트(0.12%) 상승한 1만9121.6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94포인트(0.13%) 높은 2204.66를 기록했고, 나스닥 지수는 11.11포인트(0.21%) 오른 5379.92에 장을 마감했다.

 

경제지표 호조가 시장을 이끌었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간 기준 3.2%로 수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4년 이후 최근 2년여간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1%도 웃돌았다. 지난달 상무부가 발표한 잠정 경제성장률은 2.9%였다.

 

JP모건체이스의 다니엘 실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이 치고 올라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속도가 빠르고 강하다”고 말했다. PNC파이낸셜서비스의 구스 파우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하반기 경제가 매우 좋은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한국 경제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한국 정부는 올해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망한 한국의 경제는 더 암울하다. OECD는 올해 한국이 2.7% 성장하고, 내년에는 2.6% 성장에 그치리라고 예상했다. 한참 앞서 있는 미국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른 셈이다.

 

미국의 기업들이 미국 경제를 끌어올렸다.

 

미국 상무부는 3분기 기업의 세후 수익이 2분기보다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작년과 비교하면 5.2% 늘었다. 2012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톰슨로이터의 분석에 따르면 변동성이 큰 에너지 부분을 제외한 기업 이익은 7.9% 급증했다.

 

기업 이익이 미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1%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말 비중은 7.8%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몇년간 전세계 수요 부진으로 고전하던 미국 기업의 수익이 확실히 안정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견고한 고용을 바탕으로 소비 증가와 민간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3분기 민간 소비가 2.8% 증가해 14년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국민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5.2% 증가했다.

 

사무실과 공장 같은 기업의 시설투자는 잠정치(5.4%)보다 배 가까이 늘어나 10.1%로 집계됐다.

 

다만 국제 유가는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내년 1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1.85달러(3.9%) 내린 배럴당 45.23달러를 기록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결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전히 감산 합의 여부가 불투명하다.

 

인도네시아의 이그나시우스 요한 에너지장관은 이날 회의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감산에 합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 느낌은 엇갈리고 있다”고 답했다.

 

안승찬 (ahnsc@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