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정지원 특파원】미국의 원유 매장량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제친 것으로 분석됐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에너지 컨설팅 업체인 리스타드 에너지의 보고서를 인용, 미국 내 원유 매장량이 사우디와 러시아보다 많다고 보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채굴 가능한 미국의 원유 가채매장량은 2640억배럴로 사우디(2120억배럴), 러시아(2560억배럴)를 앞질렀다. 가채매장량은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채굴이 가능한 원유 매장량을 의미한다.
FT에 따르면 리스타드 에너지의 이번 보고서는 지난 3년간에 걸쳐 전 세계 6만여곳의 가채 유전을 대상으로 분석한데 따른 것이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셰일석유가 속속 발견되면서 사우디와 러시아 등 전통적인 산유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수압파쇄법과 같은 신기술로 셰일석유를 개발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동시에 세계 최고 ‘오일 파워’를 형성하게 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셰일석유는 남아 있는 석유 매장량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며 텍사스에만 600억배럴에 달하는 셰일석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사우디를 비롯한 전통 산유국이 가채 매장량을 크게 늘리기 어렵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페르 마그너스 니스빈 애널리스트는 “3년 전만 해도 미국은 러시아와 캐나다, 사우디보다 매장량이 적었지만 최첨단 기술로 셰일석유 채굴에 성공하면서 업계의 판도를 뒤집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매장량보다 생산 비용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영국의 컨설팅업체인 에너지애스펙츠의 리처드 몰린슨은 “사우디와 러시아는 미국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원유를 생산하기 때문에 미국의 부상이 원유시장에서 이들의 영향력을 떨어뜨리지 못할 것”이라며 “원유 시장에서 미국의 존재가 부상한다고 해서 사우디와 러시아의 역할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 전 세계 원유 가채매장량은 2조1000억배럴로 추정됐다.
이에 대해 FT는 “현재 속도로 원유 생산이 이뤄지면 석유는 70년 안에 고갈될 것”이라고 전했다.jjung72@fnnews.com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되살아난 브렉시트 공포..글로벌 금융시장 '출렁' (0) | 2016.07.06 |
---|---|
'미래 먹거리' 로봇·반도체 산업에 국가 역량 집중 (0) | 2016.07.06 |
OPEC 해체 수순 밟나..'걸프협력회의(GCC)' 대안 부상 (0) | 2016.07.04 |
金보다 귀한 銀(은)..올들어 가격 50% 급등 (0) | 2016.07.04 |
메이·스터전·메르켈..유럽의 운명을 쥔 세 여자 (0) | 2016.07.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