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가뜩이나 어려운데 전염병까지..흔들리는 세계경제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3. 22. 12:26

이데일리 | 이민정 | 2016.03.22 12:06

 

지지부진한 중국 경제와 국제 유가 급락 등 전 세계에 경제 둔화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진 가운데 바이러스 여파까지 겹쳐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모기를 매개체로 전파하는 지카 바이러스 확산 국가가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등 26개 남미 국가를 포함해 총 33개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올림픽 앞둔 브라질..“지카 바이러스 어쩌나”

 

당장 세계경제 둔화에 따른 원유 등 원자재 수출 수익 급감과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 스캔들로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3.8% 감소한 브라질은 이제 지카 바이러스 악몽까지 겪게 될 처지가 됐다. 브라질은 GDP가 올해에도 3.5~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은 지난해 5월14일 지카 바이러스 첫 감염사례가 발생한 후 지금까지 감염자 수가 150만명을 넘겼다. 이에 따라 브라질은 지난해말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브라질은 지카 바이러스 여파로 당초 경제 회복 기회로 삼았던 올해 8월 리우올림픽 특수는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브라질 정부가 올림픽에 투입한 예산은 경기장 건설 등을 포함해 391억 헤알(약 12조51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브라질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카 바이러스 확산으로 전 세계 여행객들이 브라질 방문을 꺼려 올림픽 개최를 5개월여 남겨둔 3월 초까지 올림픽 전 종목 입장권 750만장 중 절반도 채 팔지 못했다.

 

◇중남미도 휘청..미국으로 확산하면 경제 피해 기하급수

 

지카 바이러스는 발병자가 많은 브라질 뿐만 아니라 관광산업으로 연명하는 주변 중남미 국가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로에 있는 인스퍼 비즈니스 스쿨의 오토 노가미 교수는 “전염병이 퍼지면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는 걸 꺼려레스토랑 등 서비스산업이 악화될 것”이라며 “외국 여행객들도 전염병이 도는 지역에 오는 것을 기피해 지역 관광산업도 타격을 입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40%에 육박하는 치사율로 지금까지 1만1300명에 달하는 사망자를 내고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에볼라와 비교해 지카 바이러스는 치사률이 비교적 낮고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에볼라 바이러스는 세계 경제에 영향력이 적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창궐했던 반면 지카 바이러스는 브라질이나 동남아시아 등 주요 신흥국에서 발생하고 브라질 등 남미가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 특히 지카 바이러스 확산이 장기화 되면서 미국으로 번질 경우 세계 경제에 더 큰 타격과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현대경제연구원은 지카 바이러스 확산 정도에 따라 세계 경제성장률이 적게는 0.7%, 많게는 4.8%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염병 장기화되면 사회기반도 흔들려

 

전염병이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그 지역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지만 장기화되면 사회 근간마저 무너진다. 또한 생산성과 가계소득, 소비 감소로 이어지면서 수입과

 

수출이 줄어드는 등 경제성장에 치명타를 주게 된다.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바이러스가 강타한 아프리카가 대표적인 예다. 독일 하이델베르그대 소속 연구원 클리브 벨은 “에이즈는 사회에서 생산성이 높은 청년들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며 “이는 후세대에 지식이 전달하는 창구를 말살하고 가계소득을 감소시켜 어린이들이 학교에 갈 기회마저 앗아간다”고 분석했다.

 

앞서 14세기 유럽 인구의 4분의1 가량을 죽음으로 몰고 간 흑사병은 노동력 급감을 불러 일으켜 봉건주의의 종말을 가속화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민정 (benoit@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