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송경재 | 2016.03.04 07:10
마이너스 금리는 금융산업을 주동력으로 하는 금융경제가 몰아쉬는 마지막 숨에 가깝다고 '채권왕' 빌 그로스가 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그로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내는 월간 서한에서 경제의 금융화는 성장에 끊임없는 연료를 제공해줬지만 여전히 수십억년을 타오를 수 있는 태양과 달리 금융경제의 연료는 이제 막 소진되려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마이너스 금리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게 금융경제의 마지막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그로스는 이날 서한에서 중앙은행의 대대적인 통화완화 정책에 대해 다시 한 번 비판했다.
그는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완화(QE)를 통한 통화량 확대는 실물경제에 대한 전통적인 부의효과·낙수효과를 통해 성장률을 끌어올렸던 것과 달리 부정적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핌코를 떠나 지금은 제이너스 캐피털 그룹의 글로벌 무제한 채권펀드를 운용 중인 그로스는 유럽과 일본 중앙은행에서 시작된 마이너스 금리가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을 뒤집어 세계 경제를 요동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이너스 금리가 은행 수익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을 통해 연 7~8% 수익을 내는 것에 의존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어 은행을 위협하고, 은행 자본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경제도 휘청거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로스는 "지카 바이러스처럼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채권 시장의 40%를 장악하고, 이제 일본으로 확산되고 있는 마이너스 금리는 거의 모든 전세계 투자자들에게는 수수께끼"라면서 "미래에 더 적은 돈을 받게 될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왜 돈을 꿔주려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수년 전 만해도 아인슈타인처럼 가장 혁명적인 생각을 하는 이코노미스트들 가운데서도 이런 상황은 예상한 이들은 없었지만 이제는 거의 일상이 됐다"면서 "중앙은행들은 석유를 찾을 것이란 희망으로 점점 더 깊이 파고드는 시추공처럼 금리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들은 번영을 이끌어온 전통적인 경제모델에 기초한 나의 비판적 견해에 아랑곳 없이 마이너스 금리가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 더 이상 갈 수 없은 지경에 몰릴 때까지 금리를 계속 낮추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JP모건 체이스의 제임스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마이너스 금리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를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먼은 CNBC에 "해외서 마이너스 금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많은 의도치 않은 결과를 빚고 있다"면서 "연준은 이 카드를 꺼내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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