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제 '판박이' 유가에 울고 웃고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2. 26. 08:25

 2016.02.26 07:46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어제의 판박이였지만 상승 폭은 더 커진 하루였다.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국제 유가 반등과 동시에 지수도 오름폭을 키우는 모양새였다. 특히 월가 전문가들은 S&P500 지수가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950선을 돌파한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25일(현지시간)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21.9포인트(1.13%) 상승한 1951.70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212.3포인트(1.29%) 오른 1만6697.29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 지수는 39.6포인트(0.87%) 상승한 4582.21로 거래를 마쳤다.

 

BMO 프라이빗 뱅크의 잭 애블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여전히 유가에 지수가 묶여있다”며 “유가와 지수의 상관관계가 좀처럼 끝날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제 유가는 장초반 하락했지만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상승 반전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9% 급등하며 33달러를 돌파했다.

 

율로지어 델 피노 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원유 생산량 동결을 지지하는 산유국들과 3월에 회의를 열어 유가 안정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 10개국 이상이 생산량 동결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지수 상승은 그동안 부진했던 금융업종이 주도했다. 금융업종이 1.35% 올랐고 헬스케어와 통신업종도 각각 1.3%와 1.26% 상승했다.

 

JMP 증권의 톰 라이트 이사는 “차익실현 매물 영향으로 장초반 하락세가 나타났다”며 “에너지 종목이 안정화되면 금융주들도 상승하고 증시 전반에 확신을 준다”고 설명했다. 금융업종 지수는 올 들어 11% 넘게 하락하며 S&P500 업종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지표들도 모처럼 예상을 뛰어넘으며 투자심리를 호전시켰다. 1월 내구재 주문은 전월대비 4.9% 증가하며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작년 4분기 미국 주택가격도 전분기보다 1.4%, 전년 동기보다 5.8% 상승했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역시 소폭 늘었지만 기준선인 30만건에는 못 미쳤다.

 

UBS 웰스 매니지먼트(미국)의 데이비드 레프코위츠 선임 전략분석가는 “지표가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장 중요한 지표들 역시 뒤섞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3% 가까운 급등락이 사라지면서 다시 증시로 발길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롱보우 에셋 매니지먼트의 제이크 달러하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이자가 없는데도 은행에 여유자금을 묻어놓고 있다는 이들에게서 전화를 자주 받는다”며 “지금 증시에 다시 들어가야 할 시기인지를 묻는 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뉴욕=서명훈 특파원 mhsuh@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