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송경재 | 2016.01.21 04:55
신흥시장의 자본 차입비용이 5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흥시장에 대한 우려로 금리가 오르고 있는데다 통화가치는 하락해 달러표시 채무를 갚기가 더 어려워졌다. 신흥시장에 신용경색 압력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전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하는 등 연초 이후 금융시장 불안이 신흥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남아공 등 일부 신흥시장 채권 매도 압력이 높다.
아시아, 중동, 중남미 주식시장은 이같은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검은 수요일(Black Wednesday)'이라는 말도 나왔다.
소시에테제네럴(SG) 신흥시장 전략 책임자 베른 베르그는 이날 신흥시장은 '검은 수요일'을 겪었다면서 최근 이 지역 채권 수익률 급등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암울한 경제전망이 매도세를 불렀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나틱시스 자산운용의 투자책임자 프랑크 니콜라스도 "신용경색 우려가 매도세를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시장 자산에 대한 전세계 수요가 거대했고, 많은 자산 가치가 부풀려졌다"면서 "이제 상황은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제유가가 배럴당 28달러선 밑으로 더 떨어지면서 석유수출국들의 통화가치 하락이 두드러졌다.
러시아 루블은 2.9% 급락해 미 달러당 80루블대에 진입하며 사상최저 기록을 경신했고, 브라질 헤알, 멕시코 페소도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JP모건 신흥시장 통화지수는 올들어 3.7% 하락했다.
신흥시장 국채 수익률도 크게 올랐다.
JP모건이 집계하는 달러표시 신흥시장 국채 수익률 평균은 지난해 5.3%에서 현재 6.7%로 급등했다.
일부에서는 두자릿수 수익률도 나타났다.
아프리카 가나의 2026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8.41%에서 15.10%로 배 가까이 폭등했다.
또 시장이 판단하는 위험을 나타내는 미 국채와 신흥시장 국채 간 수익률 격차인 스프레드도 크게 벌어져 2013년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QE) 축소(테이퍼링) 시사 발언에 따른 시장 급면동, 2012년 유로존 채무위기 당시보다 확대됐다.
시장이 우울한 전망 속에 이같은 비관이 현실화하는지를 지켜보는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분석 업체인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애덤 슬레이터는 "지금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실체 확인 작업"이라면서 "세계 경제가 미 금리인상과 중국 둔화를 소화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또 다른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한 의문으로 전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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