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이 놓친 GE家電, 중국 품으로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1. 16. 10:54

● 디스플레이 산업

 

삼성전자가 인수하려던 미국 대표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의 가전(家電)사업 부문이 결국 중국 기업에 넘어갔다. 휴대전화·메모리반도체에 이어 생활 가전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노리던 삼성이 '차이나머니(China Money·중국 자본)'와 경쟁서 고배(苦杯)를 마신 것이다.

 

130여년 역사를 가진 미국 GE는 15일(현지 시각) 가전사업 부문을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칭다오하이얼'(靑島海爾·이하 하이얼)에 54억달러(약 6조56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작년 말부터 비밀리에 인수 협상을 벌여 왔지만 최근 결렬됐고, 결국 하이얼이 GE를 손에 넣은 것이다.

 

하이얼은 2008년부터 GE에 가전사업부 인수를 타진하는 등 최근 7~8년간 꾸준히 '물밑 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TV·냉장고 등 중저가(中低價)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공략해 왔던 하이얼이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인 GE까지 손에 쥐면서 전 세계 가전 시장에 강력한 '중국발(發)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GE는 2014년 스웨덴의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에 가전사업부를 33억달러(약 3조8000억원)에 매각한다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미국 법무부가 '반(反)독점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매각에 반대하면서 작년 말 결국 거래가 무산됐다. 이 사안에 정통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일렉트로룩스와의 계약이 결렬되면서 GE와 삼성 간 인수 협상이 급속히 진행됐다"며 "삼성 입장에선 휴대전화, D램 반도체뿐 아니라 생활 가전 분야에서도 세계 1위가 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GE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과 프리미엄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다. 삼성이 GE 가전 부문을 인수하면, 미국 시장점유율을 크게 높이고 남미 등에서도 고급 가전과 빌트인(built-in·붙박이) 가전 시장을 확대하는 데 유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결국 삼성도 반독점 문제 때문에 협상이 결렬됐다. 삼성 측에선 "시간을 더 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GE는 "일렉트로룩스와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문제가 없는 곳을 선정해 협상을 진행하겠다"며 이달 초 협상 중단을 통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