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붉은 금요일' 사상 최악의 1월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1. 16. 10:51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개장과 동시에 종목 시세판이 온통 붉은색이었다”

 

뉴욕 증시가 연휴를 앞두고 일제히 곤두박질치며 ‘붉은 금요일’을 연출했다. 미국의 경우 한국과는 달리 주가가 하락하면 붉은색으로 표시된다.

 

1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 지수는 41.55포인트(2.16%) 하락한 1880.29를 기록했다. 다우 지수는 390.97포인트(2.39%) 내린 1만5988.08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26.59포인트(2.74%) 떨어진 4488.42로 거래를 마쳤다.

 

한 때 S&P500 지수는 3.5% 급락하며 2014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다우 지수도 537포인트 빠지기도 했다.

 

올 들어 S&P500과 다우는 8% 넘게 하락했고 나스닥은 10% 떨어졌다. 역사상 최악의 성적표로 한해를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다우 지수에 편입된 모든 종목들은 연말대비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S&P500의 10개 업종 지수는 모두 하락했고 20%는 52주 평균 아래로 떨어졌다. 러셀2000 지수는 3.5% 급락하며 2013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마감했다.

 

롱보우 에셋 매니지먼트의 제이크 달러하이드 최고경영자(CEO)는 “처음 유가가 하락했을 때는 나머지 9개 업종에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나머지 9개 업종으로 감염됐고 월가마저도 감염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에너지업종 지수는 3.87% 급락했고 테크놀로지와 금융 업종 지수도 각각 3.13%와 2.55% 떨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원자재와 텔레콤 업종 지수도 2.45%와 2.34% 떨어졌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애널리스트는 “처음에는 해외의 성장률 둔화에서 출발했다”며 “하지만 소매 판매에 이어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 마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성장률도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번지면서 (시장이)붕괴됐다”고 설명했다.

 

보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더글라스 코테 수석 전략분석가는 “다소 과매도 상태로 보이며 4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것은 심감한 수준”이라며 “투자자들에게 글로벌 분산투자와 패닉에 빠지지 말 것을 조언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분명 과도한 반응이지만 국제 유가가 3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에너지 업종은 물론 은행으로까지 불똥이 번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JP모건체이스와 웰스파고 등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놨지만 주가가 각각 2%와 3.6% 하락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많은 전문가들이 당분간 증시가 더 큰 변동성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지수를 끌어올릴 요인이 없는 상황이어서 하락할 가능성이 더 높다.

 

RJO 선물의 존 카루소 선임 전략분석가는 “지난해 8월 저점이 깨진 것은 심각하다”며 “단기간에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확실하게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호조를 보이던 경기지표가 예상보다 나빠진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12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1% 감소했고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산업생산과 기업재고 모두 감소해 4분기 경제성장률(GDP)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펜하이며펀드의 크리슈나 메나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기지표가 말해주는 것은 4분기 미국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신흥시장과 중국의 영향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다소 과장됐다”고 설명했다.

 

뉴욕=서명훈 특파원 mhsu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