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제 인플레 안 무섭다..관건은 델타변이"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21. 8. 15. 09:23







이정후 기자 =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지하철역 입구에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미국 내에선 최근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마스크 쓰기 정책을 다시 펼치고 있는 곳이 늘고 있다.

뉴욕=임동욱 특파원


"시장은 더 이상 인플레이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HSBC 웰스매니지먼트의 시안 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제 시장은 코로나19(COVID-19) 델타변이 확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CNBC에 따르면 챈 CIO는 최근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의 움직임이 이같은 변화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보통 채권수익률과 인플레이션 기대 간에는 직접적 관계가 있는데,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금리상승 가능성을 반영해 상승한다. 그러나 그러나 채권수익률은 지난 4월 정점을 찍은 후 오히려 하락했다.


10년물 미국 국채금리는 지난 4월 장중 1.778%까지 올랐으나 이후 내리막을 타면서 이달 초 1.1%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13일(현지시간) 10년물 금리는 1.286%를 기록했다.

챈 CIO는 "S&P500지수는 올들어 인플레 우려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유지했다"며 "심지어 인플레 공포가 가장 높았던 5월과 6월에도 상승세를 기록했는데, 이는 금융시장이 더 이상 인플레 상승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은 델타변이 확산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백신접종 효과가 올해 하반기에도 경제회복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지만, 앞으로 증시 변동성은 주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델타변이 여파로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연일 이어지고 있다. 13일 기준 미국 일평균 확진자수는 12만8537명으로, 2주 전 대비 66% 증가했다. 이는지난 6월말 대비 10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최근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최고치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시장은 강세장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트라이배리에트 리서치의 아담 파커 설립자는 "앞으로 리플레이션 트레이드(경기와 물가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해 장기채권을 매도하고 주식을 사들이는 것)가 부활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투자자들은 아직 가격이 싼 경기변동주를 매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주는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과 소매판매 수치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소매판매 데이터는 17일 오전(현지시간 기준), 연준 회의록은 18일 오후에 각각 공개될 예정이다.

시장은 연준이 테이퍼링 시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에 공개되는 회의록을 통해 시장은 테이퍼링 계획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찾아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테이퍼링은 긴축 정책으로의 전환이자, 결국 금리인상으로 이어질 변화의 첫걸음이기 때문에 중요하다.

현재 연준 내부의 의견은 다양하다. '매파'로 불리는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당장 9월에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고 10월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몇 달간의 일자리 수치를 더 지켜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이다.

시장은 연준이 오는 26~28일 와이오밍주 잭슨 홀에서 열리는 연례 심포지엄에서 매달 1200억 달러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것에 대한 신호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시장은 소매판매 수치에도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버팀목이다.

지난 6월 소매판매는 전달 대비 0.6% 증가하며 예상 밖의 증가세를 보였는데, 이는 미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각종 규제들을 없애면서 소비자들이 외부 활동과 관련한 상품과 서비스에 더욱 돈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최근 확산하는 코로나19 델타변이가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임동욱 특파원 dwl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