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한상희 기자 =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재선시키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한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어 1단계 미중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초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불가능하다며 낙선을 원했다. 예측 가능한 차기 정부와 협상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전략을 선회했음을 시사하는 조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 WP, 중국 트럼프 당선으로 전략 수정한 듯 :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복수의 중국 고위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돈을 좋아하고, 속내를 읽기 쉽기 때문이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이끈 룽융투 대외무역경제합작부 부부장(차관)은 지난 8일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열린 경제관련 회의에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트윗을 날려 자신의 충동과 즐거움, 초조함 등을 전 세계 6700만 팔로워에게 알리고 있어 속내를 읽기 쉽다'고 밝혔다.
WP는 룽융투 부부장 외에 중국 정부 내 많은 고위 관리들이 '외교 정책을 부동산 거래로 접근하는 트럼프의 방식이 원론적인 민주당 대통령보다 더 상대하기 쉽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수지 적자 등 경제 문제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인권 등 이념 문제는 건드리지 않는다.
최근 미 상하 양원이 통과시킨 홍콩 인권법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홍콩 그리고 자유와 함께 서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상 최대 무역 합의를 이루는 과정에 있기도 하다'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들 배런이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추수감사절 휴가를 보내기 위해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를 타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들 배런이 2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추수감사절 휴가를 보내기 위해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전용기를 타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트럼프 외교정책 중국에 결정적으로 유리 : 이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은 중국에 결정적으로 유리하다.
시 주석의 자문역인 옌쉐퉁 칭화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중국은 냉전 이후 최고의 전략적 기회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주도의 동맹 체제를 훼손하고 있어 중국이 유리해졌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에 미국의 동맹국과 적국 모두 우왕좌왕하는 사이,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활동할 공간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 중국, 연일 1단계 무역협상 낙관 : 중국이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두고 연일 낙관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의 기사
WSJ의 기사
앞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 액수를 확정하지 않아 합의가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최근 중국은 유화적인 입장으로 선회했다.
미국이 대중 관세 인상을 보류하고, 중국은 더 많은 미국산 농산물 구입을 하는 방법으로 양국은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전일 성명을 내고 '미중 무역협상 중국 대표 류허 부총리가 오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또 '양측은 서로의 핵심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를 했고, 관련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공동 인식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이뿐 아니라 중국 공산당은 지난 24일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방침을 발표했다. 지재권 보호는 미국이 중국에 꾸준히 요구해온 사항이다.
중국에서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중국이 매우 거래를 성사시키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 같은 태도는 지금까지와는 상반된 것이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낙선시키기 위해 무역협상 타결을 미뤄 왔었다.
지난 5월 미중은 무역협상 타결 직전까지 갔었다. 당시 중국은 막판에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고,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당시 미국은 중국에 지재권 보호 등 구조적 변화를 문서화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이를 거부했다.
◇ 중국 무조건 양보하지는 않을 듯 : 그렇다고 중국이 쉽게 1단계 무역협상 타결이라는 '전리품'을 트럼프 대통령에 안겨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중국 입장에선 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내년 재선을 위해 중국과 무역협상을 타결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시 주석은 죽을 때까지 중국을 이끌 수 있다. 이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많은 것을 주지 않고도 1단계 협상에 도달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빅터 시 캘리포니아대 정치경제학과 교수는 '시 주석 입장에선 무역협상이 1년 가까이 후퇴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훨씬 더 긴 게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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