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박' 친 사우디 아람코 채권..85조원 몰렸다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9. 4. 9. 16:29

정한결 기자입력 19.04.09 14:53

 

 

사상 처음으로 채권 발행에 나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성공적으로 채권시장에 진입했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아람코의 첫 채권 발행에 750억달러(85조9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몰렸다. 당초 아람코의 목표였던 100억 달러를 7배 넘게 상회한 액수다. 아람코는 만기 3년부터 30년까지 총 6가지 채권을 발행한다. 영국 런던 시각으로 9일 오후에 마감되며 최종 가격과 규모도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이중 10년 만기 채권은 미국 국채보다 1.25%포인트 높은 금리가 제시됐다. 미국 국채대비 1.27%포인트 높은 사우디 국채보다도 낮은 금리다. 블룸버그는 '회사채 금리가 국채 금리보다 낮은 현상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면서 '그만큼 투자자들이 양질의 채권인 아람코에 몰려들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아람코가 성공적으로 채권시장에 데뷔하면서 사우디 왕실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0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를 지시했다는 정황이 드러나자 미국 월가는 사우디 왕실에 등을 돌렸다. 유명 은행가들을 비롯해 각국 정부 인사 및 언론도 사우디 왕실이 주최하는 투자포럼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불참을 선언했다.

 

그러나 아람코가 지난주 기록적인 실적을 공개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였고, 이에 힘입어 채권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공개된 아람코의 지난해 순이익은 1110억달러로, 애플의 593억달러 순이익의 2배 규모다. 애플과 구글(300억달러)을 합친 것보다도 많았다.

 

최근 오르는 유가도 아람코에 대한 기대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배럴당 50달러 선을 유지하던 유가는 현재 70달러 선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아람코는 이번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보유한 석유화학기업 사빅(SABIC)의 지분 70%를 인수할 예정이다. PIF는 이를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 중인 사우디 경제 개혁 사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