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미 대기업 CEO 자신감 지수 사상최고.."트럼프 관세가 상황 뒤바꿀수도"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8. 3. 14. 16:15

파이낸셜뉴스 | 송경재 | 2018.03.14 13:28

 

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경기전망을 나타내는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의 CEO 자신감 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감세와 규제완화 덕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산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고 발표하기 전에 이뤄져 관세 충격은 반영되지 않았다.

 

BRT 회장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은 관세가 미 경제에 득보다 해를 줄 것이라면서 상황을 역전시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BRT가 13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2월 CEO 자신감 지수는 조사 개시 1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감세와 규제완화가 경영진의 자신감을 북돋운 것으로 보인다.

 

CEO들이 전망하는 6개월 뒤 자사 매출, 고용, 자본지출 계획을 보여주는 BRT지수는 2월 118.6을 기록해 조사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평균치 81.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전 최고 기록은 2011년의 113이었다.

 

분기별로 발표하는 BRT 지수는 올 1·4분기치인 2월 지수 개별 항목별로도 역시 시상최고를 기록했다.

 

고용전망 지수가 전분기 대비 22.8포인트 상승한 98.5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투자전망 지수는 22.7포인트 오른 115.4, 매출전망 지수는 19.9포인트 뛴 141.9로 나타났다.

 

미 대기업 CEO들은 이같은 기대감 속에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도 지난해 11월의 2.5%에서 이번에 2.8%로 높여 잡았다.

 

그러나 이달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방침을 포함한 보호주의 움직임이 이같은 기대감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다고 BRT는 경고했다.

 

설문조사가 관세안 발표 전, 자유무역주의자인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사임 이전인 지난달 7~26일 진행됐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또 다른 자유무역주의자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BRT 지수 발표 당일인 이날 축출됐다.

 

조슈아 볼튼 BRT CEO는 "규제 부담 완화와 세제 개혁으로 얻어진 경제적 성과들이 위협에 직면해 있다"면서 "국제교역을 제한하려는 조처들을 취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적 성과들을 무위로 돌리고,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교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미 노동자들과 기업들에 해악을 미칠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BRT 회장인 다이먼 JP모간 CEO도 기자들을 만나 BRT 회원들은 보호주의적 정책들이 "미 경제에 득보다는 해가 될 것으로"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유무역주의 양대 산맥이었던 콘 NEC 위원장과, 틸러슨 국무장관이 물러난 뒤라 CEO들의 자신감은 BRT 지수와 달리 크게 위축됐을 것으로 보인다.

 

다이먼은 "CEO들 모두가 게리 콘을 매우 존경했다"면서 그의 사임은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CEO들은 또 렉시 틸러슨도 잘 안다"면서 "그는 매우 경쟁력 있고, 능력있는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CEO들은 콘 후임으로 누구를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볼튼은 "성장친화적인 정책과 개방된 국제 교역 시스템을 지지하는 이라면 누구라도 좋다"고 답했다.

 

볼튼은 이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포함해 미 교역정책 불확실성이 미 경제에 거센 역풍이 될 수 있다면서 보호주의 자체보다도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관세를 물릴 예정이라면 구체적인 방안이 되도록 빨리 나오기를 바란다면서 "예측가능성과 일관성이 우리 모든 CEO들의 계획설립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이 보수·진보 경제학자들 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관세가 미국인들의 복지를 향상시킬 것이라는 답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FT는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