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골드먼 "美 증시 '트럼프 랠리' 틀렸다..긴축만 가속"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12. 21. 08:40

이정호 기자 = '트럼포노믹스'를 보다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 시장은 뉴욕 증시가 아닌 미국 국채시장과 달러화라고 골드먼삭스가 2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현행 뉴욕증시의 랠리는 잘 못 되었다는 판단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미국 국채와 주식이 전통적인 정반대의 흐름을 되찾았다. 주식시장은 이른바 '트럼프 효과'로 재미를 본 반면 미국 국채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골드먼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주식시장에 나타난 트럼프 랠리는 미국 경제가 완전고용 상태에 근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며 "트럼프의 경제부양책이 실현될 경우 성장 촉진이 아닌 물가 상승이라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밝혔다.

 

 

경제성장은 노동력과 자본 같은 생산자원이 늘어나는 속도에 맞추어서만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재 미국은 고령화 문제에도 직면하고 있어 노동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면서 골드먼은 "이 같은 미국 경제의 현실을 보다 정확히 반영하고 있는 곳은 외환시장과 국채시장"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가 위치한 현 상황에서 트럼프의 재정부양책이 쏟아지면 미국의 물가와 실질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이는 미국 달러화 가치에는 상승압력을 가할 것이나,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시장에는 반드시 좋은 소식인 것은 아니라고 골드먼삭스는 지적했다.

 

지난 주 재닛 옐럿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현재 미국의 노동시장은 완전고용 상태에 근접해 있다"며 "재정정책의 고용시장 부양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옐런 의장은 아울러 자신이 이른바 고압경제(약간 과열상태에 있는 경제)를 추구할 생각이 없다고 종전의 태도를 철회했다.

 

골드먼은 공급측면에서 봤을 때, 트럼프의 정책은 미국 경제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의 강경한 이민 정책은 잠재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규제완화, 세제 개혁 공약은 투자를 촉진하고 미국의 경제를 다시 궤도 위에 올려 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재정확장 정책을 밀어 붙일 경우 연준은 경제성장 속도를 늦추기 위해 긴축에 가속도를 낼 수 있다고 골드먼은 예상했다. 따라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뉴욕증시의 랠리는 랠리 그 자체로 인해 끝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가가 계속 오른다는 것은 금융환경이 완화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연준이 앞으로 추구하는 것은 금융환경의 긴축이기 때문이다. 주가가 계속 오르면 긴축강도가 세진다는 의미이다.

 

골드먼은 "현재 각종 자료들을 검토해보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는 여전히 낮은 잠재성장률 구조에 빠져있다"며 "중앙은행이 제공했던 술단지가 치워지면 주식시장은 위험에 처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jh.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