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브렉시트' 정말 현실이 될까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6. 16. 09:03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설마했던 일이 정말 벌어질까.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여부를 결정할 국민투표가 일 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탈퇴를 찬성하는 목소리가 더 많다는 여론조사결과가 잇따르자 금융시장 불안감은 증폭하고 있다.

 

영국에서 브렉시트에 우호적인 여론이 조성된 것은 먹고 살기 힘들어졌다는 불만 때문이다. 동유럽 10개국이 EU에 가입해 이민자들이 영국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영국인 입장에서는 제한된 일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또 영국이 내는 막대한 부담금도 결국 영국 시민 몫이다. ‘대영제국’의 향수를 갖고 있는 영국인들은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EU 체제가 가뜩이나 마땅찮은 상황에서 돈은 돈대로 내고 별로 얻는 것도 없으니 EU에서 탈퇴하는 게 차리리 낫겠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늘어난 것이다.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브렉시트의 현실화를 염두에 두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극단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국채나 금값 같은 전통적 안전자산 가격은 치솟고 주식시장에서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EU에 잔류하느냐 떠나느냐를 선택해야 할 순간이 다가오면 영국인들도 냉철하게 ‘주판알’을 튕길 것으로 여겨진다. 지금으로선 EU를 떠나면 잃는 것이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영국 재무부 계산으로는 브렉시트가 현실화하면 앞으로 2년간 영국 국내총생산(GDP)이 3.6%가 줄어든다. 일자리도 52만개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U에 가입한 뒤 먹고살기 팍팍해졌다고 생각하는 영국 국민이 많지만 막상 EU 울타리를 벗어나면 당장 잃는 게 많아진다는 얘기다.

 

채권 전문가로 명성 높은 제프리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설문조사는 불만이나 두려움이 더 반영된 결과”라며 잔류를 점쳤다. 실제 2014년 9월 치러진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투표에서도 투표 전 일주일 여론조사에서 독립 찬성이 우세했지만 결과적으로 독립반대가 찬성보다 10%포인트 높게 나왔다.

 

금융시장은 변동성을 먹고산다. 그래서 브렉시트 가능성에 더 호들갑을 떠는 지 모르겠다. 투자자로서는 시장 변화에 휩쓸리기 보다는 냉철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장순원 (crew@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