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다국적 기업 1분기 디폴트, 7년 만에 최대 규모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4. 11. 09:18

[뉴스토마토 권익도기자] 올해 1분기 다국적 기업의 디폴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외신 칼럼니스트와 전문가들은 이 속도대로 간다면 올해 기업 디폴트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오클라호마주 쿠싱 지역에 원유 저장 탱크가 밀집해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오클라호마주 쿠싱 지역에 원유 저장 탱크가

 

밀집해 있다. 사진/로이터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전날 자체 보고서에서 올해 1~3월까지 다국적 기업의 디폴트가 40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9건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27%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최대 규모다.

 

다국적 기업의 디폴트 문제는 지난달 무디스 역시 경고한 바 있다. 무디스는 에너지 기업을 중심으로 올해 전 세계 디폴트가 금융위기 이후 최대 규모에 달할 것이라 예상했었다.

 

1분기 디폴트를 낸 40개 기업 중 14개 기업은 석유나 가스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과 광산, 철강 부문에서의 디폴트도 8건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이 원자재 부문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국제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이들 기업의 도산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연초부터 국제유가는 배럴당 30달러선까지 밀리면서 10여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었다. 2월 중순부터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은 반등했지만 관련 기업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엔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로는 미국업체가 전체의 85%를 차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회사채와 대출을 마구 늘렸던 에너지 기업들이 유가가 하락하면서 고스란히 타격을 입기 시작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위기 당시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선에서 거래됐었다.

 

신흥국의 업체들은 나머지 15%의 비중을 차지했다.

 

WSJ의 조시 콕스 기자는 “원자재 가격의 추이에 따라 디폴트 규모가 결정될 전망”이라며 “1분기 추세대로 이어진다면 올해 디폴트 규모는 지난해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S&P에 따르면 지난해 디폴트를 선언한 기업은 총 113개로 지난 2009년(242개)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