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美 기준금리 2번 인상, 성장률·물가↓·고용 전망↑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6. 3. 17. 07:30

머니투데이 | 뉴욕=서명훈 특파원 | 2016.03.17 07:13

 

[머니투데이 뉴욕=서명훈 특파원] [(종합)옐런 의장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 고용시장 추가 개선 여지"…월가 "더 비둘기적" 평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동결 이유와 미국 경제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0.25%∼0.50%로 유지된다. 하지만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종전 4회에서 2회로 축소, 기준금리 인상이 더 천천히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재닛 옐런 FRB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경제와 금융 시장 상황이 어려움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연준 위원들, 금리 인상 전망 4회→2회 축소연준 위원들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담은 점도표(dot plot)는 올 연말 금리를 0.875%로 예상한 위원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번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지난 12월 점도표의 경우 올해 4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었다.

 

1.375%를 예상한 위원이 4명으로 그 뒤를 이었고 1.125%와 0.625%를 꼽은 위원은 각각 3명과 1명이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은 6월을 가장 많이 꼽았다.

 

FRB는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고 예상되는 경제 상황'에 달려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금리 인상 속도 역시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도 이전과 같았다.

 

내년말 기준금리는 1.875%가 5명으로 가장 많았고 1.625%로 전망한 위원도 4명이었다. 장기 기준금리 전망은 종전 3.5%에서 3.25%로 0.25%포인트(p) 낮아졌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지지 않았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 美 경제전망 어떻게 달라졌나…"성장률·물가↓, 고용 전망↑"미국 경제에 대한 전망에도 다소 변화가 있었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은 종전 2.4%에서 2.2%로 하향 조정됐고 내년 성장률 역시 2.2%에서 2.1% 0.1%포인트(p) 낮아졌다. 2018년과 장기 전망은 2.0%로 변함이 없었다.

 

이와 관련 옐런 의장은 “해외 국가들의 경제 성장 전망이 예전보다 다소 더 나빠졌다”며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원유 생산 둔화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는 물론 수출도 부진하다”고 설명했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전망도 하향 조정됐다. 올해의 경우 기존 1.6%에서 1.2%로 낮아졌다. 내년과 2018년 전망은 각각 1.9%와 2.0%로 변함이 없었다.

 

가격 변동이 심한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상승률은 올해 1.6%로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은 1.9%에서 1.8%로 낮아졌다.

 

옐런 의장은 “2014년 말부터 시작된 에너지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고 달러 강세 역시 소비자 가격에 하락 압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가 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가계의 소비는 완만하게 증가하고 있고 일광시간절약제(DST, 서머타임) 적용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2~3년 내에 목표 수준인 2%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고용시장에 대한 평가는 더욱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올해 실업률 전망은 4.7%로 유지했지만 내년과 2018년 전망을 각각 4.6%와 4.5%로 각각 0.1%p와 0.2%p 하향 조정했다.

 

옐런 의장은 “1월과 2월 실업률 4.9%는 예상고 일치하는 수준”이라며 “고용시장은 추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비자발적 실업자와 시간제 근로자들 부문에서도 개선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경제활동 참가율도 상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 전문가들 “더 비둘기적 평가, 해외 경제 상황 우려 주목”월가 전문가들은 이번 FOMC 성명에 대해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더 비둘기적(금리 인상에 미온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해외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하이 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번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희망하고 있지만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며 “연준 위원들은 글로벌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우려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4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TCW의 다이앤 재피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글로벌 리스크를 직접 언급한 것은 다소 놀랍다며 “해외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오랫동안 금리를 낮은 상태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명이 예상보다 더 비둘기적이라고 평가했다. RBC 캐피탈 마켓의 톰 포셀리 미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 투자자들이 다소 매파적(금리 인상을 선호하는) 성명을 예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기껏해야 균형적인 정도였고 다소 비둘기적이었다”고 지적했다.

 

SG 아메리카의 오마샤리프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지표에 따라 달려있다고 했지만 FRB가 시장에 4월 혹은 6월에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신호를 줬다”며 “대신 연준 위원들은 글로벌 경제와 금융 시장 상황에 대해 여전히 우려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크레딧 스위스의 다나 사포르타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물가가 상승했고 금융시장도 1월보다 안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성명은 1월보다 한결 부드러워졌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프레스티그 이코노믹스의 제이슨 쉔커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계속 지표에 따라 결정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다소 우려스럽다”며 “실업률이 4.9%에 머물고 근원소비자물가지수도 2.3%를 기록했는데도 금리를 올리지 못했다는 것은 FRB가 미국 경제에 대해 근본적인 우려를 갖고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뉴욕=서명훈 특파원 mhsuh@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