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민
[파이낸셜뉴스] 대만 문제를 둘러싼 미중 갈등 고조 속에 미국이 대만과 무역 및 투자 회담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대만과의 무역 합의에 관한 질문에 미 무역대표부(USTR)이 언급할 사항이라면서도 “우리가 대만과 대화에 관여 중이고 조만간 어떤 형태의 프레임워크에 대한 합의에 관여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화는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 주재 대만대표부 대변인은 "우리는 USTR과 논의에 관여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이는 양자 무역 관계의 진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독일마셜기금의 대만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는 블링컨 장관의 발언에 대해 미국이 대만과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관련 협상을 재개하려는 신호라면서도 다만 더 넓은 범위의 양자 무역협정까지 추진할지는 결정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통상 TIFA는 자유무역협정(FTA)의 전 단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대만과 1994년 TIFA에 서명한 뒤 관련 무역 회담을 진행해 왔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뒤이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무역 협상에 초점을 맞추면서 TIFA 회담은 교착 상태를 맞았다.
중국 입장에선 미국이 TIFA 회담을 재개하면 결국 FTA로 이어질 수 있고 영국 등 다른 나라도 대만과 무역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질 수 있다.
글레이저는 중국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미국의 약속을 깎아내리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내년 2월 예정된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문제와 관련해 동맹 및 다른 나라들과 공동 접근법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올림픽에 관한 한 다른 나라, 동맹,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이는 공동의 우려가 무엇인지 확실히 이해하고 이상적으로는 공동의 접근법을 확립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가올 몇 주 내에 이 문제에 관해 더 많은 것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치권에서는 중국의 신장, 홍콩 등 인권 침해를 문제 삼아 베이징 올림픽에 불참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선수단을 파견하는 대신 외교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절충적 성격의 '외교적 보이콧' 의견을 내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의 발언은 백악관이 지난 4월 공동 보이콧 문제를 동맹과 협의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것과 온도 차가 나는 대목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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