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애플, 중소 앱 개발자 수수료 30%→15% '반값' 인하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20. 11. 19. 11:14




방성훈

에픽게임즈와 소송戰 이후 거센 비판에 한발 물러서
美·유럽서 진행중인 反독점 조사도 영향
구글, 30% 수수료 전 콘텐츠 확대 움직임과 대비 '주목'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애플이 자사 앱스토어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판매하는 소규모 개발자들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반값’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구글이 수수료율 인상 카드를 꺼내든 시점에 나온 결정이어서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애플은 내년 1월 1일부터 유료 앱 및 앱 내 결제 수수료를 30%에서 15%로 인하하겠다는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수수료 인하 대상은 2020년 기준 인앱 구매를 포함해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거둔 매출이 100만달러(한화 약 11억원) 이하인 전 세계 중소 규모 앱 개발자들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15%를 수수료를 적용받다가 매출이 100만달러를 초과하게 되면 다시 30% 수수료가 부과된다. 애플은 다음달 초에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소 개발자들은 글로벌 경제 주축이자 전 세계 지역 사회의 혁신과 기회의 중심”이라며 “중소 개발자들이 우리 고객이 사랑하는 양질의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애플 앱스토어에는 현재 180만개 앱이 있으며, 매주 5억명 이상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출시한 지난 2008년부터 유료 앱 결제가 자사의 결제시스템안에서 이뤄지도록 인앱 결제 필수 정책과 30% 수수료 원칙을 고수해왔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만 5190억달러에 달하는 앱스토어 매출을 기록했다.

WSJ은 “애플은 에픽게임즈와 앱스토어 수수료를 두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데다, 앱스토어 수수료 배분을 두고 개발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또미국과 유럽에선 반(反)독점 조사를 받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소 개발자 대상 수수료 인하를 결정한 것은 “부분적으로 양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의 이번 결정으로 대부분의 앱 개발자가 수수료 인하 혜택을 볼 것으로 로이터통신 등은 예상했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연간 100만달러 이상 매출을 내는 앱은 2017년 기준 2857개에 불과하다.

한편 애플의 결정은 구글이 플레이스토어에 입점한 앱들을 대상으로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대비돼 주목된다. 구글은 최근 기존 게임에서 웹툰, 웹소설 등 디지털콘텐츠 서비스 앱까지 수수료율 30%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신규 등록하는 앱은 내년 1월 20일부터, 기존 앱들은 내년 10월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구글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방성훈 (ba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