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을 두고 불거진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이 다시 ‘제2의 미중 무역 전쟁’으로 옮겨 붙을 기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기존 1단계 무역합의를 폐기하고 나설 가능성까지 언급할 정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 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무역협정을 지킬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중국이 약속을 잘 지키는지 여부를 1~2주 안에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이 1단계 무역협정에 포함된 미국 상품 2000억달러(약 245조원) 구매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고 공세를 펼친 것.
지난 1월 맺어진 1단계 무역협정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산 상품 1200억달러(약 147조원)어치에 대한 관세를 절반 가량인 7.5%로 줄였다. 중국이 2017년보다 최소 2000억달러 더 많은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기로 약속한 데 따른 대가다. 중국은 이 가운데 약 400억달러(약 49조원)는 농산물을 사는 데 쓰기로 했다. 이 농산물들은 주로 트럼프 지지세가 확실한 ‘공화당 표밭’ 미국 중부 대평원 지대에서 나온다.
하지만 타결 3개월이 지난 지금,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어 협정 내용을 지키기 힘들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직접 압박하는 강수를 둔 것.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1단계 무역 합의 유지하는 방향을 선호하고 있었지만, 중국과 갈등이 심해지면서 입장을 바꿔 합의 파기안을 꺼냈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은 1차 합의에서 2500억달러(약 306조원)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그대로 유지한 상태다. 합의가 파기되면 해당 관세를 더 올리거나, 다른 제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가할 수도 있다.
두 나라 사이에 경제적인 다툼이 다시 불 붙으면 그만큼 세계경제에 불확실성도 커질 전망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혼란을 겪는 와중에 미중 무역 합의 파기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이날 미국 뉴욕증시는 장 막판 하락 반전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218.45포인트(0.91%) 내린 2만3664.64로 마감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20.02포인트(0.70%) 하락한 2848.4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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