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싸워봤자 뭐하겠어요?
서로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해야지
여야 '자리 섞어앉기' 전통 이어가…초당적 협력의지 과시 다수 의원, 총기 희생자 추모 녹색리본 달아…초청 유족 눈물
연합뉴스 | 입력 2013.02.1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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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의원, 총기 희생자 추모 녹색리본 달아…초청 유족 눈물
(워싱턴=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12일(현지시간)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이 진행된 약 60분 동안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 울려 퍼진 박수는 무려 105번이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재정감축과 증세, 건강보험개혁 정책 등 사사건건 현안을 놓고 오바마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비난하던 공화당 의원들도 1분이 멀다 하고 박수를 쏟아냈다.
특히 상원 의장을 겸한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여러 차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와 박수를 보내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 청사진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이민개혁 정책을 역설하는 대목에서는 지난 2008년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대권을 놓고 경쟁을 벌였던 존 매케인(공화ㆍ애리조나) 상원의원도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또 엘리자베스 워런(민주ㆍ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톰 코번(공화ㆍ오클라호마), 론 존슨(공화ㆍ위스콘신) 의원의 사이에 앉고, 밥 코커(공화ㆍ테네시) 상원의원은 마크 워너(민주ㆍ버지니아) 상원의원 옆에 자리를 잡는 등 `자리 섞어앉기'의 전통도 이어갔다.
미국 정치사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정쟁을 이어가는 양당이지만 이날만큼은 국가 최고지도자에 대한 예우를 갖추면서 초당적인 모습을 과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오바마 대통령을 공식 소개한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몇 차례 박수를 보내기는 했지만 시종 불만에 가득 찬 얼굴로 연설을 지켜봐 옆자리에 앉은 흐뭇한 웃음의 바이든 부통령과 대비됐다.
이날 연설을 지켜본 의원 가운데 상당수는 가슴에 녹색 리본을 단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코네티컷주 뉴타운에서 발생한 초등학교 총기참사의 희생자를 애도하는 취지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 참사를 언급하자 초청된 유족들 가운데 일부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공화당 스티브 스탁만 의원이 초청한 총기규제 반대론자인 가수 테드 뉴전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규제 강화를 역설하는 동안에도 담담한 표정으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 2기 청사진을 제시한 이날 국정연설에서는 핵심 정책을 상징하는 인물들이 다수 초청됐다.
애리조나주 투산 총기 난사 사건 당시 머리에 총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개브리엘 기퍼즈 전 하원의원 부부와 코네티컷주 초등학교 총기 참사의 유족들도 감격스러운 모습으로 연설 장면을 지켜봤다.
또 지난해 말 대통령선거에서 직접 투표를 한 102세 흑인 할머니 데실린 빅터도 참석해 의원들의 박수를 받았다.
`1등석'으로 꼽히는 미셸 오바마 여사의 옆자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에서 축하 퍼레이드에 참가한 뒤 총격으로 숨진 하디야 펜들턴의 부모와 초대형 허리케인 `샌디'(Sandy) 당시 어린이들을 구한 간호사 멘추 산체스가 차지했다.
연설을 마친 오바마 대통령은 여야 의원들의 쇄도하는 사인 요청에 출구까지 가는 데만 10분 이상 걸렸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각료 가운데서는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연설 중 만일의 사태가 벌어졌을 때 대통령을 대신해 정부를 총괄하기 위해 장관 1명을 불참시키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오바마 대통령의 2번째 취임식 때는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이 이 역할을 맡았다.
상원 외교위원장 출신의 존 케리 신임 국무장관이 지난달까지 동료였던 의원들과 `재회의 정'을 나눴으며, 이날 퇴임식을 한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이곳에서 마지막 일정을 소화했다.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