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 750억달러, 미국 시스코 시스템스 445억달러.
화웨이가 지난 25년간, 시스코가 지난 20년간 각각 중국과 미국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규모다. 세금 감면부터 정부 수출금융 지원, 토지 임대에 이르기까지 받은 각종 혜택을 합한 규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자체 분석 결과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지난 25년간 엄청난 지원을 받아 경쟁업체들을 하나 하나 제치며 이름 없는 영세업체에서 세계 최대 업체로 올라설 수 있었다면서 이례적인 이같은 지원은 중국 정부와 화웨이간 특수 관계에 대한 의혹을 불러 일으킨다고 보도했다.
WSJ 분석에 따르면 화웨이가 25년 동안 지원금, 대출, 신용공여, 세금감면 등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각종 금융혜택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최대 75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막대한 지원을 바탕으로 화웨이가 자사 고객들에게 경쟁사에 비해 훨씬 좋은 조건으로 매입대금 융자를 해주거나 경쟁사들에 비해 30% 정도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육성하려는 산업이나 기업에 대한 지원은 다른 나라에서도 흔한 일이지만 화웨이에 대한 중국이 지원은 규모가 압도적이다.
화웨이가 25년 동안 받은 정부 지원은 화웨이의 미국내 최대 경쟁사인 시스코가 2000년 이후 받은 지원규모 445억달러의 1.7배에 이른다.
화웨이가 지원받은 항목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것은 국영은행을 통한 저금리 대출과 신용공여다. 연간 460억달러에 이른다.
중국의 산업은행인 중국개발은행(CDB)과 수출입은행(EIBC)가 지난 20년 동안 화웨이 고객들에게 300억달러가 넘는 신용을 공여해줬다. 고객들이 당장 돈이 없어도 이들 은행이 지원하는 자금으로 화웨이 장비를 산 뒤 나중에 갚는 방식이다. 특히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개발도상국 고객들에는 중국 기준금리의 절반 수준인 약 3%의 이자를 매겼다. 저금리로 수요를 부추긴 셈이다.
또 화웨이가 수출 금융을 비롯해 은행들로부터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자금지원을 받은 규모는 160억달러에 이른다. 미 수출입은행 회장을 지낸 프레드 호치버그는 이는 막대한 특혜라고 지적했다. 그는 '집을 살 때 50만달러 대출이 가능하다는 약속을 은행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히면 다른 경쟁다들에 비해 주택 매수에서 훨씬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지원금인 이전소득에서는 화웨이가 경쟁사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특혜를 누리고 있다. 연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화웨이는 2008년 이후 모두 16억달러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 2014~2018년 5년간 규모만 따지면 화웨이가 받은 정부 지원은 노키아의 17배에 이른다. 이 기간 스웨덴 에릭슨은 정부로부터 한 푼도 지원 받지 못했다. 화웨이는 또 2008~2018년 세액공제 등 세금감면으로 모두 250억달러를 지원받기도 했다.
화웨이는 아울러 토지 사용에서 유리한 조건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 2014~2018년 둥관 지역의 연구개발 단지 설립을 위한 토지를 경쟁 없이 수의계약으로 받았다. 임대료는 해당 지역 평균의 10~50%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를 통해 화웨이는 20억달러를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원은 돈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다. 1999년에는 중앙정부의 이례적인 개입 덕에 탈세 사건을 털어내기도 했다.
WSJ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와 특수관계에 있지 않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다른 중국 정보기술(IT)업체에 비해서도 두드러지는 이같은 특혜는 양측의 관계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화웨이가 고객 정보를 중국 당국에 유출할 수 있다는 우려로 화웨이 장비의 미국내 진입을 막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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