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中 시진핑 등 수뇌부와 원로들, 베이다이허 회의 마치고 돌아와
내일 집회서 격렬한 충돌 땐 선전의 무장 경찰 투입할 우려
중국 전·현직 수뇌부와 당 원로들이 매년 여름 휴양지 허베이성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대내외 현안과 그 대응 노선을 논의하는 베이다이허 회의의 올해 회기가 끝났다. 홍콩에 대한 무력 개입 여부를 놓고 강경파와 온건파 간 대립이 불가피했을 이번 회의의 결론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 향방을 가늠할 분수령이 18일 홍콩 범민주 진영의 대규모 집회·행진이 될 전망이다. '200만명을 넘어 300만명 참가'를 외치는 주최 측은 '행진 불허'를 선언한 경찰과 벌써부터 긴장을 빚고 있다.
중국 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들은 권력 서열 3위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1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인대 상무위 회의를 주재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같은 날 공산당 이론지 추스(求是)는 빈곤 타파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시 주석의 글을 실었다. 지난 1일 이후 시진핑 주석을 포함, 상무위원 7명이 동시에 공개 석상에서 사라진 이후 첫 공개적인 움직임을 통해 중국 지도부는 베이다이허 회의가 끝났음을 알린 셈이다.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 기간 홍콩에선 시위대에 의한 초유의 공항 마비 사태와 중국인 구금·폭행 사건이 벌어졌다. 중국 정부는 이를 '테러리즘과 같은 행위'라고 비난했고, 군부는 "선전에서 홍콩까지 10분이면 된다"는 경고를 내놨다. 급기야 중국 선전에 무장 경찰 수천명이 집결했다. 베이다이허에 집결한 공산당 수뇌부의 기류와 절대 무관할 수 없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범죄인 인도법 반대 집회·시위를 주도해왔던 홍콩 민간인권전선은 "지난 6월 16일의 200만을 넘어 300만명 참가"를 호소하고 나섰다. 홍콩 경찰은 공원 집회는 허용했지만 도심 행진은 불허했다. 시위대가 행진을 강행해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할 우려가 큰 상황이다.
무력 개입 우려가 고조되면서 홍콩 내에서는 폭력 시위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5일 자 홍콩명보와 동방일보 등에는 '홍콩은 참을 만큼 참았다'는 제목의 전면 광고가 게재됐다. 홍콩 최고 갑부 리카싱(李嘉誠·91)은 16일 친중 성향 문회보, 대공보에 '사랑으로서 의를 행하고, 분노를 멈추자'며 폭력 중단을 호소하는 광고를 실었다.
홍콩과 10분 거리 선전서… 중국 무장경찰, 시위대 진압 훈련 - 홍콩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떨어진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 선전 스포츠스타디움에서 16일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무장 경찰들이 도열한 채 시위 군중 진압 훈련(왼쪽 아래)을 지켜보고 있다. 홍콩 시위대는 18일 300만명이 참가하는 대형 집회·행진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이번 주말 시위가 홍콩에 대한 중국 정부의 무력 개입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시위 사태 장기화로 인해 불황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자, 홍콩 정부는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당초 '2~3%'에서 '0~1%'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홍콩 야당은 "홍콩 정부가 진심으로 경기 회복을 바란다면 정치적 위기를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홍콩 캐세이퍼시픽 항공의 루퍼트 호그 최고경영자는 사임했다. 홍콩 시위에 직원들이 가담한 것을 두고 중국 당국의 경고를 받은 지 일주일 만이다. 두 달여에 걸친 시위 기간 홍콩에서는 748명이 체포돼 115명이 기소됐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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