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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민간부채 IMF 때보다 높아 ... 신용버블 우려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2. 12. 24. 13:39

조선비즈|이새누리 기자|2012.12.23 13:26

글로벌 금융위기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아시아 지역의 민간 부채가 우려스러운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인 2007년 12월 아시아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중 82% 수준이었던 부채 비율은 올해 6월 현재 104%까지 상승했다. 이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보다 높은 것이다. 같은 기간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은 123%에서 131%로 오르는 데 그쳤고 미국은 63%에서 62%로 오히려 하락했다.

투자은행 HSBC 통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포착된다. 주로 가계와 기업 대출로 활용되는 아시아 지역 은행들의 GDP 대비 신용 비율은 2000년대 초반에는 80% 수준을 유지했지만 최근 2년 사이 빠르게 늘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프레드릭 뉴먼 HSBC 아태지역 리서치 대표는 "아시아 지역에서 막대한 부채가 시작되고 있다"며 "부채 거품이 발생하고 있다는 명백한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뉴먼은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2~3년 안에 거품이 붕괴될 수 있다"며 "특히 (중국 등) 동북아·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 등이 요주의 국가"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정부의 꾸준한 부양책으로 GDP 대비 은행 신용 비율이 2007년말 100% 수준이었지만 올해 6월 120%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홍콩은 183%에서 275%까지 치솟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싱가포르는 87%에서 137%, 태국은 74%에서 98%로 각각 상승했다.

아시아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저축을 미덕으로 여긴다. 하지만 수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로 기업과 가계들이 불편함 없이 돈을 빌릴 수 있게 되면서 민간 부채도 급증한 것이다.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각국 정책입안자들이 꾸준히 시중에 돈을 푼 것도 같은 현상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다니엘 마틴 아시아지역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 국가들은 취약해진 수출을 만회하기 위해 위기 전보다 훨씬 크게 부양책이나 신용 증가에 기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지난 10월 보고서에서 "높은 신용 증가를 겪었던 아시아 국가들은 특별히 경계 태세를 취하고 적절한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며 "그래야 경기 과열로 이어질 수 있는 유동성 급증을 막고 내부 위험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