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60살된 라면이 매출 신기록..日 '치킨라멘' 성공비결은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9. 3. 5. 16:37

 

일본 인스턴트 라면 박물관 앞에 있는 안도 모모후쿠 일본 닛산식품 회장의 동상. 대만계 일본인인 안도 회장은 세계 최초로 라면을 발명해 일본은 물론 세계 식품 업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닛산식품의 치킨라멘 제품군

 

머니투데이 | 입력 03.05 16:00

 

일본 오사카부 이케다시(市)에 있는 '인스턴트 라면 박물관'을 방문하면 제일 먼저 컵라면 모양 받침대 위에 서 있는 동상이 눈에 들어온다. 주인공은 일본 닛산식품 창업자이자 '라면의 아버지'라 불리는 안도 모모후쿠. 그의 오른손에 들려 있는 것이 바로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치킨라멘'이다.

 

안도 회장이 처음 치킨라멘을 출시한 때는 1958년. 일제가 2차 세계대전으로 패망한 후 미 군정 밑에서 전후 복구에 한창 힘쓰던 시기다. 당시 일본에서는 쌀이 부족해 대신 미국이 원조한 밀가루에 많이 의존했다. 면 가게를 차린 안도 회장은 일본인 입맛에 맞으면서도 물만 있으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식품 개발에 도전한다. 집 마당에 세 평짜리 오두막을 짓고 1년 넘게 실험을 거듭한다.

 

 

실패가 일상이 됐지만 포기하지 않던 안도 회장은 우연히 아내가 만든 튀김을 보다 국수를 기름에 튀기는 방법을 생각해낸다. 기름에 튀겨 꼬불꼬불해진 면은 맛도 좋고, 장기간 보관이 가능했다. 안도 회장은 여기에 분말 형태로 말린 닭고기 육수를 더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냈다. 뜨거운 물만 부으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라면'이 탄생한 것이다.

 

 

 

치킨라멘은 출시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끌었으며,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스테디셀러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가라오케, 워크맨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상품으로 꼽혔을 정도다. 안도 회장이 설립한 닛산식품도 일본을 대표하는 식품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치킨라멘 매출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3년 이후 15년 만의 신기록이다.

 

닛산식품은 치킨라멘의 매출을 늘리기 위해 2년 전부터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왔다. 봉지라면 시장이 축소되자 노인층을 겨냥해 용량이 3분의 1로 줄어든 소포장 제품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닛산식품은 "인스턴트 라면의 원조인 치킨라멘이 지금도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상품 출시와 마케팅 활동으로 '100년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요미우리신문은 "지난해 10월부터 안도 회장의 성공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만복(만푸쿠·まんぷく)'이 NHK방송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것도 치킨라멘 판매 증가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