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쉽지 않아요.
부자에게 세금 더 걷는 것이 어찌 쉽겠어요.
더구나 미국 부자가 얼마나 힘이 센데요.
이데일리|이정훈|2012.12.20 07:00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결국 사흘만에 다시 주저 앉았다. 마치 당장이라도 산타가 찾아온 것 마냥 들떴던 시장은 다시 재정절벽 협상을 지켜보며 냉정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재정절벽 협상에서 공화당과 민주당이 하나씩 차례로 양보하면서 이번 주말 전이라도 타결될 것 같았지만, 양측 모두 쉽사리 한 발 더 앞으로 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팀 리치 US뱅크웰스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백악관이 현재 협상에서 카드를 쥐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화당 하원에서 제안하는 '플랜B'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진지한 협상과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엘리자벳 프테첵 키뱅크 애널리스트는 "재정절벽에 임박해지면서 사실상 모든 것이 다 위험한 상황"이라며 "경제의 모든 측면에 있어서 재정절벽이 현실화되면 모멘텀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는 만큼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데이빗 애더 CRT캐피탈그룹 스트래티지스트도 이에 거들어 "재정절벽에 대한 경계감을 다시 높이는 상황이 되고 있다"며 "연말로 갈수록 부담은 더 커질 것이고 이는 유동성을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심지어 재정절벽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더라도 지수가 하락할 여지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해리 클락 클락캐피탈매니지먼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재정절벽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많이 반영되고 있다"며 "그 때문에 실제 협상이 타결되고나면 오히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격언처럼 매물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시장에 대해 너무 낙관하긴 이르다는 뜻이며 시장은 리스크가 높은 지점에 와 있는 만큼 모두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엇갈린 모습을 보였던 주택지표에 대해서도 상반된 견해가 나왔다.
리치 CEO는 "주택지표가 다소 부진하게 나온 것이 재정절벽 협상보다 더 신경쓰이는 대목"이라며 "최근 시장에서의 강한 자신감을 주택경기 회복에서 비롯됐다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애더 스트래티지스트는 "신규주택 착공은 다소 부진하게 나왔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최근 호조에 따른 조정일 뿐"이라며 "건축허가 건수가 좋게 나와 앞으로 몇 개월 뒤에는 경기가 더 좋아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고 달리 해석했다.
이정훈 (future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