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 안호균 | 2018.10.02 18:00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이탈리아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시장에서 국채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채 수익률은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오전 유럽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10bp(1bp=0.01%) 상승한 3.401%까지 상승했다. 채권 수익률 상승은 가격 하락을 뜻한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2014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 이탈리아 국채를 매도하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최근 투자자들이 주시하고 있는 독일 국채와 이탈리아 국채의 수익률 격차는 전날 2.823%포인트에서 이날 3%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 수치는 9월 말에는 2.3%포인트 수준이었다.
단기 금리도 급등했다. 이탈리아 2년물 국채 금리는 1.436%로 전날보다 6.4bp 상승했다.
이탈리아 주식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FTSE MIB 지수는 이날 오전 장에서 1.4% 하락했다. 우니크레디트(-3.2%), UBI방카(-3.7%), 인테사산파올로(-2.7%) 등 은행주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최근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립정권이 내년도 재정 적자 폭을 크게 늘리기로 하면서 이같은 금융 불안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앞서 지난달 27일 각료회의에서 내년도 재정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4%로 결정했다. 전임 민주당 정부가 계획했던 0.8%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이자 EU의 3.0% 한도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 3월 총선 이후 오성운동과 동맹당 간 극우 포퓰리즘 연립정부가 출범한 결과다.
이에 따라 다른 유럽 국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로존 국가들은 1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경제장관 회의에서 이탈리아가 공공 지출에 대한 EU의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포르투갈 재무장관이자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유로그룹의 의장 마리우 센테노는 "이탈리아 정부의 예산안은 우려를 제기한다"며 "지속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예산 계획을 증명하는 것은 이탈리아 정부의 몫"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탈리아는 새로운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검증을 받아댜 한다"며 "유로존에 묶인 우리는 유로존을 보호하기 위한 보다 건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급격한 재정 지출 확대는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비아 아르다냐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2일 FT에 "이탈리아의 재정 확장 규모와 내용은 신용등급 하락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EU 집행위원회와의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a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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