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백악관, 차기 연준 부의장에 엘 에리언 前 핌코 CEO 검토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7. 11. 15. 11:52

    

 

이데일리 | 방성훈 | 2017.11.15 11:42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백악관이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 고문을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부의장에 임명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달부터 부의장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엘 에리언이 물망에 올랐다.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제롬 파월이 연준에 합류한 2012년 이전엔 통화정책 경험이 전무해 부의장 만큼은 통화정책 경험이 있는 인물을 앉히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전 핌코 최고경영자(CEO). (tkwls=AFP PHOTO)

 

백악관이 연준 부의장 인선 작업을 서두르게 된 이유는 차기 연준 의장 지명이 끝났기 때문이다. 현재 연준 이사회 3자리가 공석인 것도 영향을 끼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파월 현 연준 이사가 내년 2월 취임하고 재닛 옐런 현 의장이 퇴임하면 이사회 내 빈자리는 4석으로 늘어나게 된다. 백악관은 옐런 의장이 물러나기 전에 부의장 임명을 끝마치겠다는 목표다.

 

엘 에리언은 세계 최대 채권펀드 업체 핌코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이 때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가 통화정책을 이끌어나가는데 필요한 자질을 제공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는 핌코 CEO 시절 ‘뉴 노멀’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으며, 금융위기 이후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이 금융시장과 매크로 경제를 과거 보지 못한 영역으로 이끌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성장을 저해하고 인플레이션을 과도하게 높이는 무역정책에 경고의 목소리를 내는 등 이후에도 금융시장 및 통화정책에 대한 그의 발언은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최근엔 트럼프 대통령의 규제완화 및 세금감면 정책에 지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엘 에리언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옥스퍼드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으며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중동 담당 부국장을 지낸 바 있다. 현재는 전미경제연구소(NBER) 이사회 임원이기도 하다. 전미경제연구소는 경제학계 연구자들을 위한 가장 중요한 국책 기관 중 한 곳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그를 글로벌 개발 자문위원회 의장으로 임명했으며, 당시 출생지인 이집트에선 총리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아직 엘 에리언이 부의장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차기 의장 지명자인 파월과 호흡을 맞추는 일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지명자가 추구하는 통화정책 기조가 옐런 의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다, 엘 에리언 역시 연준의 긴축 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이어서다. 그는 지난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바클레이즈 아시아포럼에서 “연준이 양적 완화를 멈추고 금리를 올리고 있다. 또 시장과 글로벌 경기 회복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대차대조표 규모도 축소하기로 했다”면서 “아름다운 정상화에 착수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어떤 인물도 아름다운 정상화를 엉망으로 만들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한바 있다.

 

또 파월 이사가 차기 의장에 지명에 지명된 이후엔 환영의 뜻을 밝히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글로벌 불확실성을 고려해 통화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경제, 금융, 정책, 산업 등의 분야에 균형을 갖춘 연준 이사회를 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의장 인선과는 별도로 캔자스주 은행 위원회 위원장인 미쉘 보우만이 연준 이사 중 한 명으로 고려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