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fAML, 올해 상반기 10% 올랐다가 붕괴 수순…달러-금 동반 강세가 신호탄]
미국 증시와 상품(원자재)시장이 올 상반기에 10% 더 오르겠지만 2018년이 가까워지면 붕괴 수순에 들어설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fAML)는 최신 보고서에서 최근 랠리를 펼치고 있는 미국 증시와 상품시장의 분위기를 '이카로스 트레이드'(Icarus trade)라는 말로 요약했다.
이카로스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인물로 백랍으로 만든 날개를 달고 미궁을 탈출하다가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가는 바람에 날개가 녹아 바다에 떨어져 죽었다. '이카로스 트레이드'는 시장이 그만큼 과열됐다는 의미다.
마이클 하트넷 등 BofAML의 애널리스트들은 2015년 2월에 시작돼 최근 한창인 '멜트업'(melt-up)이 올해 말에는 '멜트다운'(meltdown)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멜트업은 자산가격의 극적이고 이례적인 상승을 의미한다. 대개 경제 여건(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투자가 아닌 기회를 노린 투기에서 비롯된 시장 과열현상을 말한다. 멜트다운은 원자로의 노심이 녹아버리는 현상으로 시장 붕괴, 폭락사태를 뜻한다.
하트넷은 시장이 야구로 치면 현재 8회나 9회쯤 와 있다고 했다. BofAML은 올 1~2월에 시장이 잠시 흔들릴 수 있지만 1분기에는 본격적인 조정이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봤다. 오히려 상반기에는 증시와 상품시장이 10%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뉴욕증시 대표지수인 S&P500지수의 올해 말 전망치는 이날 종가(2268.90)보다 1.3% 낮은 2300으로 예상했다.
하넷은 달러와 금의 동반 강세가 시장의 동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달러와 금값이 함께 움직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달러로 가격을 매기는 금값은 하락하는 게 보통이다.
하넷은 달러와 금의 동반 강세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를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시장에 쏟아낸 유동성을 거둬들이기 시작하면 달러와 금이 함께 강세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유동성 회수가 곧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방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넷은 또 단기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1월20일), 다음달 1일과 3월15일에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식과 상품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잠시 주춤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BofAML은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화두로 경기회복, 인플레이션, 재정부양 등이 부상한 사이 장기침체, 디플레이션, 재정긴축 같은 주제는 퇴색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상품 △가치주 △소형주 △일본 △은행 △실물자산 △종목 선별 투자 등이 각광받고 △채권 △성장주 △대형주 △미국 △기술주 △금융자산 △지수 추종형 투자 등은 매력을 잃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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