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 송선옥 기자 | 2015.12.15 11:42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공포 영화를 보다보면 가장 마음을 졸이는 시간은 공포의 대상인 귀신, 좀비 등이 나타나는 장면이 아니라 바로 나타나기 직전이다. 이미 음악은 앞으로 다가올 존재의 무시무시함을 예고한다. 이 음악에 걸맞게 무엇인가 나타날 것이라는 ‘미지(未知)의 공포’가 더욱 크고 무섭다.
글로벌 증시가 미지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7년만의 금리인상이 예고된 미국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어떤 패를 꺼낼 지 알고 있으면서도 눈치보기가 치열하다.
코스피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100포인트가 빠졌다. 외국인은 15일 이날까지 10일 연속 순매도세를 지속하고 있다.
◇과매도 진단... 분위기는 누가 살릴까=시장에서는 FOMC를 앞두고 과매도 국면이라는 진단이 일반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유력 이코노미스트 65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97%가 12월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사실상 금리인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시장에 선반영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바꿔 말하면 금리인상에 따른 충격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1950선을 뚫었는데 200일 이동평균선과의 괴리는 올해 1월 수준으로 벌여졌다”며 “현재 코스피 기준 200일 이평선과의 괴리가 -5% 수준인데 2013년 이후 이 정도 과매도 상태가 장기간 지속된 적 없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 매도세가 매우 빨랐다”라고 진단했다.
FOMC의 금리인상 이후 분위기 반전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는 요인으로 우선 유가를 주목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지난주 급락으로 배럴당 40달러를 하회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 저점에 근접한 수준이다. WTI는 14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1.9% 급등한 36.31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7거래일만의 반등이다.
김 연구원은 “실질 국제유가가 현재 1990년 1월 수준을 하회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실질 국제유가가 이 정도 수준이지는 않았다”며 “아무리 장기 전망이 좋지 않더라도 이 정도 수준까지 가격이 하락했으면 과매도권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WTI의 상대강도지수(RSI)가 과매도를 나타내는 30선을 다시 하회했다”며 “WTI 가격이 저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RSI는 올 1월과 8월 저점보다 높은 상승 ‘다이버전스’를 보이고 있는데 8월말 급락 당시에도 비슷한 상승 다이버전스 이후 유가 반등이 나타났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추세 반전보다는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일 것으로 전망되나 증시 하락 분위기를 반등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높아진 밸류에이션=최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급락하기 보다 버티고 있는 모습이라든가 코스피 시장의 하락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진 것도 반등 가능성을 제공한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충분히 높은 상황”이라며 “FOMC 이후 불확실성 완화와 달러화 강세 진정으로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 강도 약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메리트를 보유한 업종으로 반도체 금속광물 건설 은행 증권 조선 유통 자동차부품 등을 꼽았다.
송선옥 기자 oop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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