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 김신회 기자 | 2015.12.07 10:45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빌 매리스 구글벤처 CEO "IPO 미룬 스타트업 후회할 것"]
미국 IT(정보기술) 메카인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의 몸값이 치솟고 있지만 좋은 시절이 곧 끝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유망 스타트업들이 하루 빨리 IPO(기업공개)에 나서 불확실성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 매리스 구글벤처 CEO(최고경영자)는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IT 스타트업들이 IPO에 너무 시간을 끈다며 비공개시장 호황 속에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일부 스타트업들은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일부 스타트업들이 몸값을 과도하게 끌어올려 스스로 삶을 어렵게 만들었다"며 이에 따른 파장이 불가피해 일부 스타트업은 큰 돈을 잃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많은 스타트업이 비공개시장에서 자금을 더 조달하지 못하거나 기업가치가 추락하는 것을 어쩔 수 없이 두고봐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글의 벤처 투자업체인 구글벤처는 설립 이후 지난 6년간 300여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구글벤처를 비롯한 벤처투자업체들이 저금리 기조 아래 적극적인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면서 실리콘밸리에선 회사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유니콘'이 속출했다. 세계 최대 차량공유서비스업체인 우버와 숙박공유 서비스업체 에어비앤비, 사진 공유 메신저 스냅챗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비공개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며 IPO를 미루고 있다.
특히 우버는 최근 21억달러 규모의 추가 자금조달을 추진하면서 기업가치 평가액이 625억달러로 불어날 전망이다. 우버는 이미 비상장 스타트업 가운데 가장 비싼 몸값(510억달러로)을 자랑한다. 상장기업 가운데는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의 시가총액을 웃돌고 미국 투자은행 모간스탠리와 카드회사 아메리칸익스프레스의 시총에 조금 못 미친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에서는 최근 스타트업들의 몸값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위험투자에 대한 경계감도 커졌다. 매리스는 "투자할 돈이 줄었고 공포와 경계감은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FRB의 기준금리 인상은 비공개 자금조달시장에 더 적대적인 환경을 조성해 조만간 IPO를 한 공개기업의 투자 매력이 훨씬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업계의 큰손 가운데 하나인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는 최근 유니콘에 대한 투자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유니콘 기업들이 기업가치를 부풀리느라 비공개시장을 조작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실제 가치를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베니오프는 유니콘 기업들이 겉으로 드러난 회사가치를 정말 믿는다면 IPO를 통해 공개시장에서 인정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가치가 수십억달러이고 수십억달러를 번다고 주장하는 기업이라면 굳이 비공개기업으로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매리스는 스타트업들이 IPO를 하지 않는 건 투자자와 임직원들이 시장 가격에 주식을 팔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불투명한 비공개시장이 아닌 공개시장의 가격 없이는 투자자와 임직원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대가를 치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구글의 초창기 투자자로 유명한 마이클 모리츠 세쿼이아캐피털 회장도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유니콘 신화의 허상을 문제 삼았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단초가 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빗대 터무니없이 기업가치를 부풀린 유니콘을 '서브프라임 유니콘'이라고 부르며 이들의 멸종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모리츠 회장은 스타트업의 절제를 위해서는 IPO가 절실하다며 공개시장의 감시를 받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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