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21일 오전 11:33
이 가정이 결손가정이라는 점이 더욱 마음이 아프네요.
손자를 할머니가 키울 정도면, 많은 아픔이 있었을텐데...
마치 수학공식처럼 행정의 손길이 아직은 따뜻하지 않다는 점이 이들 조손의 죽음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경기부양에 돈을 쏟아붓는 것도 좋겠지만...
이 사회가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이런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정부가 도와줘야합니다.
사회적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 복지라는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시키고, 이런 국가에게조차도 소외된 사람들을 국가의 보호 범위 안으로 복귀시키는 것이야말로, 장기적 성장을 위한 필수요인이 됩니다.
한 명의 상처를 보고 있는 100명이 이기주의자가 되기 때문이죠.
복지 사각 지대의 사람들을 제도권 내로 복귀시키는 것!
바로 복지 한국의 과제입니다.
이제 한국은 경제대국은 아닐지라도, 경제강국이라 말해도 틀리지 않다고 하는데요.
복지는 아직 개발도상국입니다.
이같은 사회가치가 경제가치와 선순환이 되어야할텐데...
소득양극화와 낙오감이 팽배해져서 자신은 빈곤층이라고 자처하는 50%의 서민이 사는 한국의 자화상이란...
누가 이 사회를 선순환시켜줄까요.
사업가가 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일텐데요.
얼마전, 서울시에서 복지 사각지대의 사람들을 원조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분들은 고흥군에 살고 있었군요.
서울시에 살았더라면...
다문화가정, 결손가정은 정말 많이 도와줘야돼요.
우리의 아이들이 상처받으며 크고 있기 때문이죠.
대한민국의 꿈도 상처받습니다.
가장 인간적인 사회가 가장 풍요로운 사회입니다.
<"촛불 켜고 자다가"…복지사각지대 비극>
전류제한에 이불 두 채 덮고 '오들오들' 이웃·자치단체 무관심 속 화재로 할머니·손자 숨져
연합뉴스 | 입력 2012.11.21 10:53
전류제한에 이불 두 채 덮고 '오들오들'
이웃·자치단체 무관심 속 화재로 할머니·손자 숨져
(고흥=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조손가정 할머니와 손자의 목숨을 앗아간 전남 고흥의 화재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극빈층의 생활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1일 고흥경찰서와 한전에 따르면 불이 난 주모(60)씨의 집은 6개월분 전기요금 15만 7천여 원을 미납해 지난달 31일 `전류제한 조치'를 받았다.
전류제한 가구에는 TV, 전등 1~2개, 소형 냉장고를 동시에 쓸 수 있을 만큼 전기가 공급되며 순간 사용량이 220와트를 넘어서면 차단기가 내려지게 돼 있다.
광주·전남에 전류부설기를 설치한 곳은 560호다.
현재 주택용 전력은 전류를 제한할 뿐 단전은 하지 않는다고 한전 측은 밝혔다.
그러나 주씨 부부는 최근 전기담요는 물론 다른 전기기구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갑자기 닥친 추위에 이불 두 채를 껴 덮고 살아왔다.
주씨 부부는 이날도 외손자가 소변을 보고 싶어하자 요강을 찾으려고 촛불을 켰다가 끄지 않은 채 다시 잠든 것으로 조사됐다.
주씨 집에서는 오전 3시 50분께 촛불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주씨의 아내(58)와 외손자(6)가 숨졌다. 주씨도 머리 등에 화상을 입었다.
주씨는 아내와 함께 외손자가 태어난 직후부터 키워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씨 부부는 따로 떨어져 사는 딸의 어려운 생활형편을 고려해 외손자를 자신들의 호적에 입적하기도 했다.
주씨는 평소 술을 즐겨 마시고 건강상태도 좋지 않아 아내가 유자공장에서 일해 벌어들인 돈이 집안의 유일한 수입이었지만 기초생활 수급 대상자는 아니었다.
군에서는 주씨의 연령 등을 고려해 `자활 근로'를 조건으로 기초생활 수급비를 지급하려 했으나 근로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아내의 건강도 좋지 않아 사실상 수입 없이 살아왔다.
주변 사람들과의 왕래가 잦지 않았던 주씨 가정은 자치단체로부터도 방치됐다.
고흥군의 한 관계자는 "근로능력이 있는데도 자신이 거부한 경우라서 수급비를 지원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고흥군 도덕면 사무소의 한 관계자도 "업무가 최근 바뀐 데다 주씨는 관리대상도 아니어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sangwon7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