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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구들?

김지현회계법률번역 2015. 11. 3. 11:04

휴 나의 친구들!
우선 한숨이 나온다.
왜냐하면 모두 다 가정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척이나 친하건만...
서로 바빠서 자주 만나지도 못한다.
그도 그럴것이 주말에는 놀러가야지 가족의 평화를 위해서.
추석, 설날 때는 시부모님, 친정부모님 알현해야지. 가문의 평화를 위해서.
평일에는 일해야지. 자기 개발을 위해서.
그나마 있는 여름 휴가철도 역시 해외나들이 기타 등등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한 친구는, 방학은 더없이 소중한 기회라나.
교사도 맨날 똑같은 것 똑같이 가르치지만, 그것도 쉽지는 않다고...
그말이 처음에는 이해가 안 갔는데, 생각해보니 그럴 것 같다.
왜냐하면,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수학이나 국어를 가르쳐봤자 제자의 학업 수준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일종의 직업병인듯 싶다.
매일 녹음기처럼 살아야 하니...
우리나라는 교사의 천국이라 하지만 어떻게 보면 타성에 젖기도 쉬운 듯하다.
청주에서 유명한 약국집 딸인 한 친구는 원래는 미술을 하고 싶어했다.
그녀의 꿈은 화랑을 개업하여 제자를 키우고, 주말에는 들과 산의 아름다운 경치와 (자신의) 아름다운 마음들을 화폭에 담아내는 것이었다.
자신의 인생을 소박하게 그려주는 그림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건축학과를 나오고, 그녀의 아버지의 고집(?)에 의해 약대를 편입하여, 약사로 재직 중이다.
하지만, 약사인 그녀도, 교사인 그녀도 모두 후회하고 있지는 않은 듯 하다.
나름대로의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잘 살고 있다.
왜냐하면, 가정 생활에는 가치있고, 경제적 자립성을 가질 수 있는 직업을 가지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녀의 재능은 어디서 보상받을까.
아름다운 마음은, 그리고 희망의 세계는?
글쎄, 아직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참 참고로, 형제가 대부분 의사인 한 친구는 원래는 서울대 치대를 목표로 하였는 데, 충북대 의대를 갔다.
그리고 나서, 10년후 그녀는 뇌막염에 걸려 수술을 받았다.
그때 그녀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리고 그녀 주위의 나와 더불어 많은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그녀가 과연 같은 입장에 처한 환자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을까. 솔직히 의사로서의 과로한 스트레스와 업무를 후회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열심히 일하고 있다.
고등학교 때의 유능한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기에.
동시에 그 꿈을 이루기 위한 노력들을 그녀의 푸념속에서 보아왔던, 나의 친구로서...
세월은 명약이다.
그러나 친구를 통한 진실의 세계를 추구하는 것 역시 언제나 마음 편해지는 고향같은 곳이다.